보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 제주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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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 제주돌담..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2.10.0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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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돌담 지켜져야

 
제주를 제주로 규정짓게 만드는 가장 전형적인 풍경 중 하나가 돌담이 아닐까?


돌담이 지닌 그 역사적, 미학적, 기능적 아름다움만을 제대로 보고가도 제주의 모든 것을 보았다 할 정도로 돌담을 제주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제주를 어디를 가도 만나게 되는 끝없이 이어진 돌담길을 그 목적과 기능에 따라 이름도 참 다양하다.

원담

바닷가 연안에 일정한 너비와 높이로 쌓아둔 후 밀물과 썰물이 물높이를 이용해 고기를 가두어서 잡는 돌담을, ‘원담’혹은 ‘갯담’이라 했으며, 조선시대에 소와 말을 키우는데 필요한 목장 울타리용으로 쌓아놓은 거대한 돌담은 ‘잣성’이라 했다.


또 조선시대에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 등 읍성과 주둔지였던 진성에 쌓아 돌담을 ‘성담’, 고려말에서 조선에 걸쳐 왜구 등을 막는데 활용됐던 돌담을 ‘환해장성’이라 불렀다.


또한 큰 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의 돌담을 ‘올렛담’,택지 옆에 붙어있는 텃밭의 돌담을 ‘우엉담’, 돼지우리를 둘러놓은 돌담을 ‘통싯담’,묘의 둘레를 네모나게 둘러놓은 돌담을 ‘산담’이라 부르는 등 돌담이 쌓인 위치나 장소에 따라서도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다.

 

제주돌담은 제주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올레
제주는 마을안쪽의 큰길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 역시 구불구불 이어져 보일 듯 말듯한 정낭까지 이어져 있는 길이 올레다.


올레는 제주도 주거 형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골목을 의미한다.


올레는 정형화 되어 있지 않은 길이다. 길이도 제 각각이며, 담의 높이도 제 각각이고 심지어 한 집으로 이어지는 길일지라도 그 너비가 중간에서 좁아지다가 다시 넓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은 부드러운 물결 모양의 곡선을 지니고 있어서 그 자체가 일종의 내재율을 지닌다.

 

바람 거칠고 태풍도 잦은 제주기후의 특성상, 집 담에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대문을 달았더라면 아마 대문은 물론 대문을 연결했던 집 담마저 허물어지기 일쑤였을 것이다.


이 올레 끝에는 폐쇄적인 대문 대신에 정낭을 달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곡선을 지은 길 끝 정낭 너머로는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안채의 모습이 수줍게 살짝 비켜 서있다.


올레는 이렇듯 개방과 폐쇄에 있어서도 제주만의 가진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으며, 돌담길을 걷다보면 발걸음은 마치 부드러운 음률을 따라 걷는 것처럼 편하고 즐겁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 문화유산인 돌담은 세월이 갈수록 그 원형의 모습을 잃어가거나 사라져가고 있다.


제주 곳곳에는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는 건축물들이 돌담의 미학을 채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그저 형식만을 빌려 온 어설픈 흉내일 뿐이어서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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