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바다에 대한 지식 등을 배우는 교습소..김녕리 개수코지(가수코지) 불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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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바다에 대한 지식 등을 배우는 교습소..김녕리 개수코지(가수코지) 불턱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5.11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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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리에는 각 바당마다 불턱이 15개소 정도 있었으나 그 흔적이 거의 없어졌다.

김녕리 개수코지(가수코지) 불턱

위치: 김녕리 474-7번지의 서쪽 바닷가(공유수면 지역)
시대 : 조선~현대
유형 : 생산기술유적

 

개수코지(가수코지) 불턱

 


불턱은 일종의 탈의실인데 바닷가 바람을 가릴 수 있는 위치에 돌담으로 둘러 만든 해녀의 대기처이자 휴식공간이다. 불턱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불을 때기에 알맞도록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고,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옴팡진 곳에 정한다.

어떤 곳은 자연적인 바위 틈을 불턱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가리개 모양의 바위를 자연 그대로 이용하기도 하고, 크고 작은 돌을 이용해 외부의 시선을 가릴 수 있도록 키보다 높게 돌담을 쌓기도 하였다.

물질을 하고나서 불을 피워 놓고 쉬면서 옷을 갈아입거나 꽁꽁 얼어붙은 몸을 화기에 풀어 녹이는 공간이며, 공동체의식을 나누는 공간이다.

화톳불과 그 의미가 유사한데, 불[火]은 글자 그대로 불씨를 뜻하며 턱=덕은 불자리를 뜻한다. 돌담으로 정해진 구역 가운데에 돌을 쌓아 불자리를 만들고 땔감 등을 가져와 불을 지핀다.

해녀들은 구덕(바구니)을 지고 가서 불턱에 놔두고 물질을 하다가 뭍으로 나와서 불을 쬔다. 해녀들은 물질 갈 때 질구덕에 태왁과 망사리, 비창, ‘호멩이’ 등 물질 도구와 함께 불을 피울 ‘지들커’[땔감]를 가지고 갔다.

‘지들커’를 많이 가지고 가면 어른 해녀들에게 “착하다”는 인사도 받고, ‘지들커’가 시원치 않았을 때는 야단을 맞기도 하였다. 이 ‘지들커’는 바닷가에 설치된 불턱에서 물질을 한 후 언 몸을 녹일 때 사용한다.

이 공간은 상군으로부터 잠수질 기법과 예절, 바다에 대한 지식 등을 배우는 교습소이기도 하다. 불턱에도 예절이 있다. 상군이 앉는 곳을 상군덕(턱)이라 하고 중군, 하군이 앉는 자리가 은연중에 정해져 있다.

물질 경험이 풍부하고 노장층 해녀 중 기능이 가장 뛰어난 해녀를 상군(上軍)이라 하며 원로 잠수를 대상군(大上軍)이라 불러 그녀의 말은 잘 지키고 규율을 스스로 강요한다. 군(軍)이란 해녀의 위계질서를 군대처럼 엄격히 다룬다는 의미로 본다.

옛날엔 마을마다 여러 개의 불턱이 있었는데 지금은 온수 시설을 갖춘 잠수탈의장이 생겨서 불턱에 모여 앉지 않는다.

물소중이를 입고 물질을 할 때는 바닷물 속에 오래 있지 못하므로 물 밖으로 나와서 불을 쬐다가 다시 들어가기 때문에 불턱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1970년대에 고무옷이 잠수복으로 등장하면서 해녀들의 작업 시간도 달라지고 불을 쬘 필요도 줄어들어서 불턱은 그 기능을 상실했다.(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김녕리에는 각 바당마다 불턱이 있어서 15개소 정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없어졌다. 현대적 시설인 탈의장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개수코지(가수코지) 불턱은 개수코지의 가장 서쪽, 김녕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진입로는 하얀 모래밭이며 입구는 동쪽으로 나 있고 서쪽과 북쪽은 암반이다. 돌담이 많이 무너져서 매우 낮아졌다.
《작성 1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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