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어리호박벌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참꽃나무숲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어떤 꽃으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러고 보니 참꽃나무숲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산철쭉 꽃이 드문드문 져가는 반면 참꽃나무에는 붉은 꽃망울이 커졌습니다.

수많은 꽃봉오리들 사이에는 어린잎도 함께 돋아나와 있군요.

비단 꽃봉오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며칠 사이 어여쁜 꽃이 피었더군요.

참꽃나무는 계곡의 바위틈이나 돌밭의 그늘진 곳에서도 붉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식물이지요.

그 모습이 예전 척박한 자갈밭을 일구며 살아왔던 제주사람들을 닮았다하여 참꽃나무의 꽃을 제주도의 상징꽃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한 참꽃나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곳곳에 하얗게 핀 팥배나무와 아그배나무 꽃을 배경으로 하니 참꽃나무의 붉은 꽃이 더욱 돋보이는군요.

아름다운 꽃 주위를 맴도는 나비들도 눈에 뜨입니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꽃에는 역시 제비나비와 호랑나비처럼 크기가 큰 나비들이 많이 모여들더군요.

날개를 고이 접고 꽃 속으로 파고드는 호랑나비의 배와 날개에는 벌써 하얀 꽃가루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덩달아 활짝 피어나는 꽃들도 늘어다니 곤충들이 흥겹게 바빠지겠습니다.

이런 봄날에는 산책로 어느 구석에서 봄 햇살을 즐기며 꽃구경을 하면 참 꿀맛 같을 것 같습니다.

저기 참꽃나무 너머로 보이는 탐방객처럼 말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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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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