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을 '도민의 자존심'으로 만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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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을 '도민의 자존심'으로 만들 때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3.03 18: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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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 관광객의 한 맺힌(?) 고발을 보며..



제주환경을 마구 거덜내며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에 올인하는 모습이나, 제주관광 1천만명 시대 운운하면서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없는 모습은 많이 닮아 있다.


어제(3월2일)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를 여행한 후 너무 실망스러워 아름다운 제주를 다시는 찾게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제주관광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제주도청 신문고에 고발(?)한 서울의 고모씨가 주는 메시지는 도민의 한사람으로서도 많은 일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제주도 관광정책의 부재와 함께 해결난의 모습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도는 질적인 면보다는 양적인 일들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제주환경이 질적인 부분이라면 관광객의 숫자는 양적인 부분이다.


양적인 부분인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찾는 것과 이들이 만나는 부분은 이들이 보고 싶은 제주의 모든 것이다. 이 모두가 질적인 부분이다.


세계자연유산 지질공원 람사르습지 생물권보전지역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자연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소프트 웨어가 만들어져 있지 않아 늘 개발론자의 기획에 휘둘리는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걱정이다.


이 문제는 사실 제주환경에 대한 제주도민의 자존감이나 자부심이 없는데서 생기는 중요한 과제이다.


본지는 지난 2008년 11월30일 제주환경일보를 창설하면서 '제주환경을 제주도민의 자존심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자부심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출발한 기억이 새롭다.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 수도 있지만 돼지에게 보물을 줘도 그 돼지는 보물을 몰라보는 이치와 비슷하다.
제주도민은 제주환경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도청이나 행정부서 공무원들의 정신과도 닿아 있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세계인들이 우리에게 준 이 명예를 스스로 더럽히고 있는 꼴이다.


또한 관광문제는 해군기지를 비롯 각종 개발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구성 돼야 한다는 사실과 맥이 같다.


세계 유일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환경지역을 세계인들에게 다시 되돌려주는 마음으로 제주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끊임없이 추진되는 개발계획들은 이제 그만 하라고 요구하기도 힘들 정도로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제주도의 보물인 한라산 주위 오름이나 바다나 곶자왈 용천수 등이 마구 파헤쳐지고 죽어가고 있지만 눈 하나 까딱 하지 않는 그 정신이 제주도가 추구하는 환경정책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일들이다.


이는 한 관광객의 질타에 근거한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 한 중요 환경정책 담당자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하면서 "해군기지는 제주도에 외항 한 개 만들어지는 정도의 일밖에 안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도민과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마음이 있기나 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말이었다.


이 인사는 지금도 가장 중책의 위치에서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


먹거리 문제만 해도 그렇다.
2012년 세계자연보전 총회에는 세계적으로 1만여명 이상의 환경전문가들이 들이 닥칠 예정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제주도의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먹게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어떤 마련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도대체 제주도의 무엇을 그들에게 먹일 것인가.


제주도의 유명한 조림이나 회 돼지고기 국수 오리탕이나 말고기 외에 무엇을 제주도의 것이라고 소개하며 제주도에 와서야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개할 것이 있단 말인가.


아마 제주도의 자연환경만을 보여주며 제주도는 아름답다고 한다거나 모든 일정을 컨벤션센터 안에서 소화하도록 하지 않는 한 자랑스러울 것도 없는 속빈 축제가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스럽기만 하다.


한 관광객의 고발을 보며 제주도의 오만(?)하기만 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도지사는 제주환경에 대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계7대 자연경관에 올인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제주도를 찾는 한사람의 관광객들을 더 따뜻하게 맞이하고 이들이 행복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음으로 배려하는 정이 넘치는 마음이 아쉽다.


언젠가 한번 지적한 일이지만 제주도여행은 육지부의 사람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말로 제주도여행은 육지 어른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평생 처음 비행기 타고 제주도를 한번 보고 죽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미완의 희망이다.


하지만 한 관광객의 지적처럼 제주도에 와서 이런 일을 한번 겪고 나면 누가 다시 제주도를 바라보기나 할 것인가 말이다.


환경은 한번 부서지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한번 실망해 버린 마음은 다시 추스르기가 어렵다.


앞으로 더 많은 실망의 말들이 쏟아지기 전에 제주도의 모든 정책을 총체적으로 재구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제주도를 찾는 이들에게 가슴에는 추억과 제주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마음에 남겨주지 못한다면 제주도는 영원한 변방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제주도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게 환경문제를 수행하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의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면 우리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제주환경을 보물로 생각하고 잘 지켜야 한다는 자부심을 스스로 각인시켜서 제주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는 일.


그건 진정으로 우러나지 않는 한 실천하기가 어려운 일이지만 도민 모두가 제주환경을 자존심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제주환경은 말 그대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제주도민의 자존심이고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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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배 어린이 2011-03-04 16:31:29
제주가 변방으로 남지 않게 제주인이 많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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