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찌르륵 찌르륵~
붉게 단풍든 산딸나무 가지에서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찌르륵 찌르륵~ 찌르륵 찌르륵’
어디 숨었는지 한참을 살피다가 출렁 흔들리는 가지 하나를 발견했지요.
그 곳에 새 한 마리가 거꾸로 매달려있더군요.
‘오목눈이’입니다.
참새 크기만큼 작은 새가 유연하게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먹이를 찾습니다.
요즘 박새, 곤줄박이와 함께 오목눈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모습이 흔히 관찰됩니다.
눈이 오목하게 들어간 오목눈이가 긴 꼬리를 까딱거리며 주변을 살핍니다.
오목눈이 무리가 지나간 후 나무 밑으로 갈색을 띠며 한쪽으로 휩쓸려 쓰러지는 잎들이 눈에 뜨입니다.
그리고 잎 사이사이 열매들이 보이는군요.
‘자란’열매입니다.
불에 그을 린 듯 갈색으로 시들어가는 잎 사이마다 열매를 매단 자루들이 불쑥불쑥 솟아나와 있네요.
5-6월에 홍자색 꽃이 화려하게 야생식물원 한 귀퉁이를 장식했었는데 지금은 열매를 한껏 매달아 놓았습니다.
자란은 햇볕이 잘 들고 약간 건조하면서도 척박한 곳에 주로 자랍니다.
얼핏 보아 새우난초와 비슷하게 보이고 홍자색 꽃을 피운다고 하여 자란(紫蘭)이라고 불리지요.
시들어가는 자란이 막바지 빛을 발산합니다.
그 너머로 아이들이 지나가는군요.
자란 곁을 지나 단풍나무로 향한 아이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단풍잎이 고운지 한참 동안 머물다 갑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