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보로미(하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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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보로미(하논)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2.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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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85.4m 비고:30m 둘레:2,086m 면적:109,615㎡ 형태:원추형

 

보로미

별칭: 보름이. 보롬이. 보르미. 하논화구구(火口丘)

위치: 서귀포시 서홍동 910번지

표고: 85.4m 비고:30m 둘레:2,086m 면적:109,615㎡ 형태:원추형 난이도:☆☆☆

 

 

초대형 굼부리를 지닌 하논의 풍에 다소곳이 안긴 화산체...

 

오름의 모양새를 두고서 보름달처럼 둥글다고 하여 보르미(보름+이)로 부른다고는 하나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이보다는 보르미를 품은 하논(오름) 화구를 가리켜 둥근 보름달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려 보인다.

거대한 하논 분화구 내에 위치를 하여 하논 알오름(화구구 火口丘) 또는 새끼오름이라고도 부른다. 산 체의 생김새를 감안한다면 구태여 알오름이라 하지 않고 버젓하게 명칭이 있는 만큼 보로미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보로미를 직접 오르기 위해서는 인근 농장의 신세를 지는 것이 편하지만 외형을 우선으로 한다면 하논 분화구를 먼저 찾는 것이 좋다.

또한 보로미 자체가 독립형 소화산체인 것만은 확실하나 이곳을 품고 있는 하논(오름)을 먼저 이야기하는 순서가 필요할 것 같다. 하논은 한반도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로서 제주의 수백 개 오름 중 하나이다. 분화구의 면적과 길이 등도 한반도 최대이며 그 면적이 무려 21만 평이 넘는 데다 화구원 직경이 약 1km에 이른다.

마르(marr)는 화구의 둘레가 둥근 꼴의 작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는 화산을 일컫는다. 수증기 폭발이나 마그마성 폭발에 의하여 생긴 원형의 요지이며, 마그마와 지하수가 접촉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형성이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하논 굼부리 내에서 2차적으로 형성된 화구구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부분적으로 침식과 해체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기도 하다. 하논은 삼매봉 북쪽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귀포시 서홍동과 호근동 일대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분화구는 커다란 원형으로서 마치 콜로세움 원형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현장으로 보인다.

현재 대부분이 논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문헌에는 이곳을 '자연의 타임캡슐'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논농사가 거의 없는 제주도이지만 이곳은 일찍부터 물이 고이는 것을 이용하여 논농사가 이뤄졌으며 이 때문에 큰논 또는 하논이라고 불렀다. 하논은 논이 '하(하영=많다)다'라는 뜻의 제주 말로서 큰 논(한 논, 넓은 논)의 변형으로 추정을 하고 있다.

하논 일대는 대부분이 사유지이며 대부분이 논과 밀감밭 등으로 변해 있다. 약 500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화구호는 사라져 옛 모습을 볼 수 없으나 복원이 된다면 학술적 가치 외에도 문화와 역사적인 테마의 교육 현장으로도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입지를 지닌 하논 안에 보롬이가 있으며 30m의 비고(高)를 지닌 원추형 화산체이다.

 

 
   

  - 보롬이 탐방기-

마을 뒷길을 따라 안쪽까지 들어가면 밀감밭이 있으며 집과 창고 등 건물이 있다. 사람이 보이면 양해를 구할까 생각했지만 인기척이 없어서 밀감밭 옆을 따라 들어갔다. 다른 볼 일이 있어 이곳을 찾을지는 몰라도 오름 탐방에 의미를 두고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기슭까지 방풍과 구분용으로 삼나무들이 심어졌고 주변은 한 평의 양보도 없이 밀감나무들이 차지를 하였다. 바람막이 작용을 위하여 심은 삼나무의 일부는 벌목을 한 상태였는데 너무 많이 자라서 오히려 불편을 줬던 모양이다. ​

허리와 어깨의 일부까지 밀감 과수원으로 내어준 보롬이​는 정상부에만 소나무를 비롯하여 일부 잡목들이 보였는데 빼앗겼다고 하기보다는 이런 곳까지 개간을 하고 농지로 완성을 시킨 농민의 슬기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서귀포 권역에서 이러한 경우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산 체의 대부분에 빽빽하게 밀감 묘목을 심었을 당시를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다.

정상이라고 해서 이렇다 할 볼거리는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주변에는 묘가 있으며 등성을 따라 숲이 우거진 때문에 진입에 어려움이 따랐다. 하절기를 맞아 수풀이 심하게 우거진 데다 전망조차 없어서 바라보기만 하고 내려왔다.​ 방향을 바꿔 하논 진입로로 들어갔다.​ 

하논 분화구는 서귀포뿐만 아니라 제주 전역을 통틀어서 가장 넓은 논밭이다. 분화구 자체가 하논 굼부리이며 논농사가 거의 없는 제주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논농사가 분화구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고랑을 따라 연중 물이 흐르는 곳이라 논농사를 하면서 물 걱정을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넓고 평평한 굼부리 안을 에워싼 능선은 밀감밭으로 변하였고 굼부리는 논밭이 된 것이다. 맞은편의 능선을 비롯하여 굼부리 안의 모습은 파노라마를 통하여 확인을 하면 그 크기가 실감이 되었다.​ 하논의 한 언저리를 차지한 보롬이는 하논과는 별개의 오름이다.​

건너편 능선을 과수원으로 내어줬지만 분화구 쪽은 숲이 우거져 있다. 원형이 잘 나타나는 데다 산체의 둥그스름한 모습을 보면 보름달이라기보다는 반달을 연상하는 것이 어울려 보였다. 오름의 명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름이나 보롬으로 정해진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시 도로변을 거슬러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논의 모습과 그 안에 보롬이가 있는 게 확인이 되었다. 뒤쪽으로는 삼매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어진 산 체로 보이지만 그 사이로 도로가 나 있으며 별개의 오름이다. 세월을 거슬러 옛 모습을 그려보면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거대한 하논을 중심으로 보롬이가 솟아나 있고 삼매봉으로 이어지는 기슭과는 하나가 되어 자연미가 넘쳤을 것이다. 파노라마를 통하여 확인을 하니 새삼 그 방대한 면적의 하논 굼부리임을 알 수가 있었는데 자연이 빚어냈지만 실로 걸작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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