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제주, 순간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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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제주, 순간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18.02.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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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폭설이 내리던 성산일출봉이 갑자기 열리고 보여준 장관

 

 


제주기상청은 지난 3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설이 나흘째인 지난 6일 오후 7시 제주 해안가에 최고 14.4㎝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적설량은 4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폭설과 한파는 제주의 하늘 길 과 뱃길을 단절시켜 제주를 고립된 섬이 되게 만들었다.

갈 길 바쁜 여행객들은 공항에 묶이면서 공항 바닥에서 노숙 아닌 노숙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대설경보가 발효됐던 성산포에는 지난 6일 오후 최고 23.5㎝의 적설량을 기록 했다.

 

성산지방에는 지난달 12일에도 폭설이 내려 최고 22.5㎝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성산포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곳이 성산일출봉이다.

광치기 해안에서 보이는 일출봉은 제주 제일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광치기 해안 부근에는 겨울철인데도 유채꽃이 핀 밭들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

관광객들은 유채꽃이 만발한 꽃밭에서 아름다운 일출봉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 남기는 것을 제주여행의 소망으로 여긴다.

매년 1월 1일에는 전국의 방송에서 제주 성산 일출봉은 어느 시간에 해가 뜨는지를 발표를 하고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도 일출제에 참가를 해서 섣달 그믐밤을 꼬박 세우고 정월 초하루 날 일출을 바라보면서 한해의 소원을 빌기도 한다.

예로부터 제주에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 10곳을 선정하여 영주십경이라 하였다.

 

영주십경(瀛州十景)은 제주에서 경관이 가장 뛰어난 열 곳을 선정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제1경 성산일출 (城山日出) - 성산 일출봉의 해돋이
제2경 사봉낙조 (沙峯落照) - 사라봉의 저녁노을
제3경 영구춘화 (瀛邱春花) -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제4경 정방하폭 (正房夏瀑) - 여름철 정방폭포의 풍광
제5경 귤림추색 (橘林秋色) - 귤이 익어가는 가을 빛
제6경 녹담만설 (鹿潭晩雪) - 겨울철 백록담에 쌓인 눈
제7경 영실기암 (靈室奇巖) -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제8경 산방굴사 (山房窟寺) - 산방산 굴에 있는 절
제9경 산포조어 (山浦釣魚) - 산지포구에서의 고기잡이
제10경 고수목마 (古藪牧馬) - 목장에서 기르는 말

성산 일출봉은 영주십경(瀛州十景)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성산 일출봉은 우리나라 유일의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의 일부지역이기도 하다.

제주의 보물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보물 제652-6호)에는 성산 일출봉에서 아침에 해가 뜨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 있다.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는 조선 숙종 28년(1702년) 제주목사(濟州牧使) 겸 병마수군절제사(兵馬水軍節制使)로 부임한 이형상목사(李衡祥牧使)가 제주도를 한 바퀴 순력(巡歷)을 하면서 화공(畵工) 김남길(金南吉)에게 그리도록 한 40폭짜리 채색 화첩(畵帖)인데 그중에 성산관일(城山觀日)편이 있다.

성산관일(城山觀日)은 성산(城山) 일출봉(日出峰)에서 해 돋는 모습을 입체감을 살려 독특하게 표현하면서도 매우 인상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성산 일출봉은 해발 180m로 약 5,000년 전 제주도에 수많은 화산이 분출을 할 때 분화구 중에서는 드물게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이다.

용암이 물에 섞일 때 일어나는 폭발로 용암은 고운 화산재로 부서져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으로 쌓였다.

일출봉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가 해발 90m, 면적이 214,4㎡(성산일출봉 분화구의 면적)나 되는 분화구가 자리하고 있다.

옛날에는 분화구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이 되면서 억새 등 수 많은 식물들이 자라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이장호 감독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성산 일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제주의 경승지 중에서 으뜸이다.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일출은 보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눈 속에 파묻힌 제주 섬..
그중에서도 올해는 제주의 북부지역과 동부지역에 유독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여러 날에 걸쳐서 내리는 것은 처음 본다고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이다.
이런 경우를 말하는가 보다.

폭설이 내려서 길이 얼음판으로 변해 사람도, 차도 다니기가 불편한 날 체인을 치고 성산포로 갔다.
일출봉 주변에는 먹구름에 폭설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광치기 해변에서 혹시나 눈이 잠시 멈추고 일출봉이 보이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 보려고 기다렸다.

한 30여분을 기다렸는데 세차게 내리던 눈이 잠시 멈추면서 북쪽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북쪽하늘에 파란빛이 감돌더니 한순간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둥실 나타나면서 일출봉 주변이 아름답게 변해 갔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일출봉을 배경으로 하얀 눈이 가득 쌓인 광치기 해변과 가을 하늘처럼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둥실 떠 있는 보기 드문 광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잠시 아름다움을 선사한 하늘은 점차 먹구름으로 뒤덮여 갔다.
이내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겨울 제주는 이렇게 한 순간에 그 모습을 달리한다.

그러나 잠시 보여준 그 아름다움은 순간, 영원히 망막에 남았다.

그날, 겨울 제주를 보여주었던 잠깐 동안의 하늘의 변화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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