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상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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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상여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2.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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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45m 비고:60m 둘레:1,469m 면적:162,799㎡ 형태:원추형

 

상여오름

별칭: 염통메. 염통악(念通岳)

위치: 제주시 연동 산 60번지

표고: 245m 비고:60m 둘레:1,469m 면적:162,799㎡ 형태:원추형 난이도:☆☆☆

 

 

망자들을 실어 날았던 상여의 형상은 사라졌지만 기슭 아래에는 망자들이 잠들어 있고...

 

상여라 함은 망자를 묘지까지 나르는 제구를 말한다. 대체 이 화산체의 어느 방향이나 어떤 모양새들 두고 상여라고 하였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일찍이 망자들을 맡기는 장소로 적합하다고 여겼을 것이라 짐작이 되는데 이 때문에 상여오름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가 있다.

그러면서도 풍수지리나 명당을 운운하는 내용이 없는 것을 보면 민가와 멀지 않은 오름 어느 곳이든 대부분 묘지가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른 맥락 역시나 보통의 오름 명칭과 달리 부르고 있는데, 이 화산체의 인근에 위치한 광이(괭이)오름을 간장의 간엽과 비슷하다고 하여 간열악(肝列岳)으로 표기한데 따르면서, 이 오름은 염통의 형국으로 비유를 하여 염통뫼(메)라 하였고 한자로 염통악(念通岳)이라고 표기를 하였는데 이 뜻이 다른 만큼 대역으로 사용을 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제주에 산재한 많은 오름들의 명칭에서 여러 유래를 엿볼 수 있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광이오름과 이곳 상여오름을 연관 지어서 비유를 한 만큼 당시 상황을 놓고 선인들도 적지 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민오름이나 광이오름은 산책로의 구성이 비교적 잘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상여오름의 입지와 환경은 그곳들과 비교를 할 수가 없다.

특히나 중턱과 기슭 아래에는 묘들이 많이 있는 데다 별도의 산책로가 없고 이동성에서 뒤처진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의 한라수목원 산책로 정상이 광이오름이며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보면 나지막한 형상의 화산체가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상여오름이다.

능선과 등성 주변에는 소나무들이 있으며 바닥은 곱게 자란 풀밭으로 이뤄져 있고 정상부에 경방 초소가 있다. 불과 60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높지는 않은 편이나 북쪽으로 큰 건물이나 산 등이 없어서 전망이 좋은 편인데 역시나 경방 초소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상여오름은 그 봉우리 맥이 한라수목원의 광이(괭이)오름과 남짓은(남조순)오름으로 이어지는 3총사이며 더 이어가면 민오름까지 포함이 된다. 이런 가운데 남짓은오름의 경우 군부대와 관련하여 탐방이 불가하다. 언젠가 군부대가 이전을 가거나 기타 다른 과정을 거쳐서 산책로가 함께 어우러진다면 제주시 권역에서 가장 훌륭한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여오름은 입지나 환경 면에서 인기는 없으나 나름대로 특징이 있는 화산체이다. 정상 봉우리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가 시원함을 안겨주고 영롱한 한라산은 모든 근심과 고민거리를 대신 짊어져주는 형세이다. 천천히 올라 주변을 살피고 전망을 즐긴 후 상념을 훨훨 털어버린 후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오는 발걸음은 더없이 흐뭇할 것이다.

 

 

-상여오름 탐방기-

제주시권에서 오름을 탐방하는데 있어서 별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해안선을 함께 하려면 도두봉과 사라봉, 별도봉 등이 있고 내륙 쪽으로는 한라수목원의 광이(괭이)오름이나 민오름 그리고 상여오름 등이 있다. 이곳들은 특별히 산책이나 운동 모드를 택하지 않더라도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둘러볼 수 있어서 좋다.

이 중 상여오름을 가는 방법은 두 곳이 있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정실 방향으로 가다가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서 큰 도로가 나오기 전 우측 시멘트 도로로 가면 되며, 한라수목원 입구 수목원 테마파크 남쪽 소로를 따라서 가는 방법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시멘트길 소로라서  도로의 북쪽 방향(오름 능선)을 주시하면 촐왓과 묘지들이 있고 이곳에 주차가 가능하다. 별도의 문은 없지만 입구를 알 수 있게 약간의 포장이 되었으며 안쪽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면 된다.

딱히 초입지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주차 공간 옆을 따라 진입을 하였다. 아마도 문중의 공동묘지인 것 같았으나 트인 공간이라서 으스스하거나 불편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은 편이었다. 촐왓의 곳곳에는 마군(馬)들이 저들의 영역이라고 노출형 지뢰를 매설해 놨다.

그나마 시기가 좀 됐는지 화약 성분이 떨어진 상태라 실수로 밟는다 할지라도 별 후유증은 없을 것 같았다. 구분담을 넘으려 하는데 옆으로 진지동굴이 있었다. 수직 형으로 깊이 파 놓았고 안쪽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어서 허리를 굽혔는데 더 이상 안쪽은 어두워서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주변은 목장을 겸하고 있어서 철조망들이 쳐져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편한 곳을 골라서 낮은 자세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능선의 갈림길은 편백나무가 심어져 자라고 있고 바닥은 곱게 자란 풀밭으로 이뤄져 있어서 낮은 경사를 오르는데 별문제가 없었다. 정상부에 도착을 했는데 큰 소나무 몇 그루가 우선 눈에 띄었고 옆으로는 유일한 시설물인 경방 초소가 있었다. 정상 봉우리라고 하기에는 비고(高) 자체로 모자람이 있지만 얼핏 살펴도 전망은 최고였다.

 

전체적인 오름의 형태는 원뿔형이나 오름 정상부에는 평탄하고 부드러운 잡초들이 넓은 잔디광장을 연상하게 하였다. 이곳에 휴식용 벤치나 정자 하나만 있더라도 최고의 명당이 될 것이라는 욕심도 생겨날 정도였다. 그런 생각은 순간적이었고 풀밭에 그냥 털썩 앉은 자체로도 세상이 다 보였다.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 이곳의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 깔고 하늘을 향해 누우면 맑은 공기가 흐르는 공간이 될 텐데 오죽하겠는가. 산불감시용 초소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망권이 압도적이라는 증명도 되는데 역시나 다름이 없었다.

낮지만 푸른 바다와 시내 그리고 도두봉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날씨가 좋을 때에는 관탈 섬이나 추자군도 등도 사정권 안에 드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반대편으로는 한라산이 가깝게 보였는데 눈 쌓인 정상 부근도 뚜렷이 나타나 보였다. 달리 영롱한 한라산이라고 했던가. 지금의 모습은 바로 그런 느낌을 지니기에 너무 안성맞춤이라 여겨졌다.

이곳 상여오름은 별 보기 장소로도 참 좋다고 알려져 있다. 능선의 일부와 기슭 아래에 망자들의 안식처로 변했지만 이러한 환경을 떠나서 밤에 찾는다면 별 보기 장소로도 안성맞춤인 오름이다. 오르는 동안이나 정상 주변의 모습에서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맑은 공기가 흐르는 가운데 전망은 확실히 최고인 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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