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벌깨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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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벌깨덩굴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18.05.01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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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벌깨덩굴

 

 

야누스(Janus).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농사와 법의 주재신이면서 성문과 가정의 문을 지키는 신으로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신이다.

시작의 신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한 해의 첫달을 가리키는 ‘January(1월)’가 그의 이름 ‘Janus’에서 나왔다고 한다.

 

야누스는 본래 사람이 드나드는 문을 지키는 신으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신이었다.

그런데 이 야누스 신의 모습이 앞면과 뒷면이 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고 하여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를 가리키는 나쁜 의미의 비유로 널리 쓰이고 있다.

 

야누스와 같은 식물이 있다.

 

벌깨덩굴이다.

벌께덩굴은 꽃이 피어 있을 때는 위로 곧게 자라면서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결실을 이룰 때 쯤해서는 줄기가 덩굴처럼 자라면서 다른 식물을 감거나 절벽을 붙잡으면서 타고 넘는다.

벌깨덩굴의 줄기가 덩굴로 변하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서 자라는데 여기서 다음해 줄기가 자라서 꽃을 피운다.

 

그래서 이 식물의 이름에 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벌깨덩굴은 처음에 자랄 때와 자란 뒤가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처음에는 곧게 자라지만 꽃이 지고 종자가 결실된 뒤부터는 곧게 서는 게 아니라 다른 식물을 감기 시작한다.

 

덩굴식물의 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철 지난 후 자생지에 가면 원래의 모습은 없고 덩굴만 있어서 다른 식물로 오인하기도 한다.

벌깨덩굴은 꽃이 필 때는 얌전한 모양이었으나 꽃이 지고 난 다음에는 성질이 뒤바뀌므로 야누스와 같은 식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들꽃들 모습은 서로 비슷한 것은 많지만 똑같은 것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꽃들도 저마다의 빛깔과 멋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벌깨덩굴 꽃은 다른 꽃에 비해서 참 희한하게 생겼다.

 

마치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처럼 생겼으며 수염 같은 털이 나 있다.

벌깨덩굴의 꽃말은 ‘메기, 순결’이다.

꽃에 난 흰 수염 같은 것이 물고기인 메기처럼 보인다고해서 붙여진 꽃말인 것 같다.

그래서 벌깨덩굴은 숲에서 사는 메기인 셈이다.

 

벌깨덩굴의 꽃은 긴 입술을 내밀고 뭘 달라고 하는 것처럼 주둥이를 쭉 내밀고 있다.

 

벌깨덩굴.

벌깨덩굴은 꿀풀과 벌깨덩굴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벌깨덩굴에서 뒷글자 ‘깨’는 잎이 마치 깻잎을 닮아서 붙여졌고 앞글자 ‘벌’은 벌들이 이 식물에 많이 날아와서 붙여진 이름이며 덩굴은 누워서 자라면서 다른 식물을 감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벌깨덩굴은 깨 향이 많이 나는데 벌들이 깨가 쏟아지도록 즐겁게 꿀을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이런 까닭에 양봉을 하는 사람들은 밀원식물로 활용한다.

다른 이름으로 벌개덩굴로 불리 운다.

 

제주도 산지의 숲이나 계곡에서 자라는데 그늘진 곳을 좋아 하는 식물이다.

관상용으로 기르며 어린순은 식용으로 쓰인다.

꽃은 4~5월에 피고 꽃자루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큰 입술모양의 꽃이 한쪽을 향해 핀다.

꽃부리는 자줏빛이 돌고 꽃통은 길며 부풀어져 있고 긴 흰색 털이 있다.

 

잎은 꽃자루에 4~6쌍 정도 나 있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삼각형 모양인 심장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원줄기는 사각형이고 긴 털이 드문드문 나 있으며 옆으로 뻗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다음해의 꽃대로 되고 꽃자루에는 4~6쌍 정도의 잎이 달린다.

열매는 좁은 거꿀 달걀모양이고 잔털이 드문드문 나 있으며 7~8월에 익는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퇴직후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지난 5년 전부터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는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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