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나온 과거, 그리고 가야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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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나온 과거, 그리고 가야할 미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8.05.0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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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어버이날을 맞는 단상과 유감
어버이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아이는 우리가 지나온 과거요, 노인은 우리가 가야할 미래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만난 대만의 대 철학자인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이라는 강의에서 전한 이야기라고 기억합니다만...(만약 원전이 틀리다면 제 부족한 기억력을 탓해주시기 바랍니다)

노자와 장자 해석의 대가인 이 분은 많은 수행을 행한 분으로, 그가 평생 연구한 그들의 이야기를, 강연을 통해 노장은 물론 공맹 그리고 불교 등 철학과 종교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어려운 난제들을 풀이해 주신 분입니다.

해석하기 힘든 노장의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을 우리가 알기 쉽게 형이하학적으로 풀어주신 분이지요.

그의 강연록에는 도무지 우리가 알지도 못했던 예화들이 참 많이 소개됩니다.

그 모든 예화들은 다 책에 나와 있다고 강연에서는 말하지만 우리가 접하지 못한 저서들도 많이 소개한 것으로 보아 그는 분명 보통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제자로 받아들여 달라는 많은 사람들의 요구를 모두 거절했습니다.

자신은 도인도 아니고 더욱이 도를 깨달은 사람도 아니라는 이유와, 90이 넘은 나이에 그럴 여력도 없다고 하면서 아무도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2012년 95세를 일기로 타계하셨지만 지금 그의 강연록은 그대로 남아 한글로 번역돼 후학들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한 말이라 더욱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이 말에는 젊은이들이 잘못을 할 때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생각하여 너무 나무라지 말고, 어르신은 우리도 곧 그리 될 터이니 잘 모시라는 뜻이 함축돼 있습니다.

 

5월에는 보통 2개의 중요한 행사가 있고 또 2개의 큰 기념일이 있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중요한 행사이고, 부처님 오신 날인 4월 초파일과 스승의 날도 5월에 맞이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스승과 부모는 똑같다고 하여 군사부일체라는 말도 사용했습니다만 요즘에 스승이란 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회가 예전 같지 않다는 뜻이겠지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는 모처럼 맞는 황금연휴기간이었습니다.

만약 어버이날이 쉬는 날이었다면 8일까지 오래 쉬며 3박4일 어디 여행이라도 하며 부모와 손자가 함께 즐길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나라는 미래의 동량이 될 어린이들에게는 관대하지만 그 어린이를 동량으로 키우기 위해 평생을 희생하며 힘쓴 부모에게는 아직 관대함이 부족한 듯 합니다.

어린이날이야 쉬는 날이니 어린이가 주인공이지요.

그래서 그날 보니 어린이용 용품을 파는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도 길목마다 막힐 정도로 붐볐습니다.

대체휴일까지 이어진 연휴 3일이 끝나니 이제 5월8일 어버이날입니다.

이 날은 쉬는 날이 아니니 부모님을 모시고 어디 변변히 가지를 못합니다.

그저 카네이션이나 가슴에 달아드리고 식나나 한번 하고나면, 자식들인 우리는.. 일년 내내 해야 할 효도를 이날 다 했다는 정도로 아마 마무리될 것입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평생을 가슴 썩히고 봉사하고 희생해 오셨지만 어린 손자에 밀려(?) 늘 빛을 보지 못합니다.

어버이날도 쉬는 날로 정하는 것이 좋은 이유는,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해 오신 그 노고에 대한 보답도 되겠지만 더욱이 우리에게도 곧 오게 될 노년이기도 하기에 더욱 아쉽고 그렇습니다.

어린 아이가 집에 없어도 어린이날은 전 국민이 쉬는 날입니다.

어버이날 하루도 더 쉬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부모가 아무도 없는 노년이라면, 그의 자식들과 함께 묘소에라도 한번 다녀오면 되지 않겠습니까..?

어버이날을 맞아 그가 애써 기른 자식들에게조차 대접받지 못하는(?)..‘이제 곧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가 이날, 어두컴컴한 방안에 홀로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 봅니다.

나이 든 부모는 우리 자신의 미래입니다.

내가 효도를 하지 못하는데..내 자식의 효를 바랄 수 없습니다.

어버이날을 맞아.. 어린이날처럼 어버이날도 모두 함께 쉬는 날이 되기를 부질없이 한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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