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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환경,제주만이 갖는 소중한 가치.."(인터뷰)고희범 제주시장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 문제 있으면 시민과 함께”
김태홍 기자  |  kth6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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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8.09.06  12: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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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제주시장

제주북초등학교 앞 ‘싸구리점방’ 막내아들로 태어난 고희범 제주시장이 제 31대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시민들로부터 처음 얻은 별명은 ‘박하사탕’이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최근 도시재생사업에 반대하며 재개발을 원하는 시민들과 처음 마주 앉아 주민들의 의견을 끝까지 청취했고  이들 주민들이 답답함을 풀어줘  마치 ‘박하사탕’처럼 속이 시원해졌다”며 붙여진 별명이다.

고희범 시장은 취임 하면서 민생현장을 누비면서 ‘제주시 주인은 시민이 주인이다’라는 철학을 갖고 시민들을 대하고 있고 시민들은 고 시장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

본지는 고희범 제주시장이 최근  ‘열린 제주시’에서 전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고희범 제주시장이 최근 신산머루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제31대 제주시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고향 제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반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왔습니다. 기자로서 우리 사회의 아픈 곳, 불공정한 곳을 찾아내 올바르게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처럼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을 성공이라고 여기며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저는 49만 제주시민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 마지막으로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시민과 소통하면서 품격 있고 쾌적한 녹색의 역사·문화도시, 강한 1차 산업, 시민이 행복한 관광산업, 누구도 차별받지 않으며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는 제주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고향 제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제주의 역사·문화와 자연을 탐방하고 ‘이것이 제주다’라는 책을 내기도 하셨는데요. 시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제주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요..

“제가 제주로 돌아온 것도 고향에서 지역의 이익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제주에서 벌어지는 난개발과 지역사회의 첨예한 갈등 현안들을 지켜보며 분노와 슬픔을 느꼈고, 결국 고향 떠나 산 지 40년 만인 지난 2009년 제주로 돌아와 이듬해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낙선 이후 제주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반성과 함께 도내 172개 리 곳곳을 돌며 제주를 배우고, 제주의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4년여 동안 제주의 역사, 문화, 환경과 관련한 현장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 기록을 모아 엮어 ‘이것이 제주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우리가 미처 제주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탑동의 먹돌 해안은 아스팔트로 뒤덮였고, 건천의 아름다운 바위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숲 속을 지나듯 구불구불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은 곧게 뻗은 고속도로로 변해버렸습니다. 우리가 어쩌지 못하고 버려둔 땅 곶자왈은 지하수와 식생의 보고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미래비전은 바로 제주의 가치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정한 생태 환경은 물론이고, 탐라 천년의 역사,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 언어, 지질, 등 이런 모든 것들이 제주만이 갖고 있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보물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면 함부로 다룰 수 있지만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면 거기서 우리의 미래를 그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어떠셨나요..

“저는 제주북초등학교 앞 ‘싸구리점방’ 막내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거기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원도심 재생을 어떻게 할까 고민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성안’이라고 하는 제주 정치·경제·행정의 중심지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법원, 검찰, 경찰, 보건소가 있던 복원되기 전의 목관아지는 우리 동네 꼬마들의 놀이터였고, 옛 제주시청, 무근성, 칠성로, 동문시장, 서문시장, 산지천 등 제주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을 항상 가까이 접하며 자랐습니다.

고교 시절에는 영어선생님이셨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운기 선생님을 졸라 수업시간에 삼국지 이야기를 얻어들으며 책 읽기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김승택 음악선생님께서 클래식 소품을 해설과 함께 감상하도록 해 주셔서 클래식 음악에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기자가 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교련반대로 시작된 시위는 유신반대에 이르기까지 4년 내내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걸핏하면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군사독재 시절이던 1970년대 대학생활이 그랬지요. 민주화가 최대의 화두였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 자연스레 언론계에 투신하게 되었습니다. CBS에 입사할 때 ‘왜 기자가 되려 하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남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삼고 싶어서입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주시는 현재 쓰레기 문제, 주차난, 교통난 등 인구 50만 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지금 제주시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럽게 급증한 인구 집중에서 비롯된 문제들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제주가 환경적으로 견딜 수 있을 정도여야 하고 사회기반시설도 적절하게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이죠.

행정기관이 최선을 다 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지만 제주시의 주인인 시민 여러분의 주체적인 협조와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 드리면서 소통하고 시민들의 의견과 제언, 불만도 경청하겠습니다.

어떤 문제든 문제가 있으면 답이 있는 법입니다. 시민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치밀하게 길을 찾아나가겠습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죠. 갈등 해결의 열쇠는 소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간에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적으로 토론하며 차이를 좁혀가다 보면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희범 제주시장이  취임하면서 줄곧 민생현장을 둘러보고 있다.(가운데) 부준배 구좌읍장(사진 왼쪽). 오상석 부읍장(사진 오른쪽)

 

-언론사 생활을 거쳐 한국에너지재단 사무총장, 제주4·3연구소 이사장, (사)제주포럼C 상임대표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다양한 사회 경력을 갖고 계신만큼 시장으로서 하시고자 하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요. 임기 동안 이것만은 꼭 하겠다 하는 일이 있으신지요..

“시민이 행복한 제주시 만드는 것, 당장 목전에 닥친 현안들을 하나씩 해결함으로써 시민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것만은 꼭 하겠다’하는 것 보다 관심 있는 주제가 하나 있기는 합니다.

2030 카본프리 아일랜드 계획에 기반을 마련하는 문제죠.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펴서 성공했습니다. 이제 두 번째 원전 줄이기 사업을 시작했는데 ‘미니발전소’입니다. 주택의 옥상과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등으로 원전 1기의 발전량인 200TOE의 전기를 절약한 것입니다.

서울시에 비하면 우리는 조건이 더 좋습니다. 태양광뿐만 아니라 소형 풍력, 연료전지, 히트펌프 등 모든 에너지원을 총동원해 제주도 전체가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없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여기다 패시브 하우스 건립을 지원해서 에너지 제로 하우스가 제주의 미래주택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까지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 등과 협력하고 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끌어내서 추진하고 싶습니다.”

 

-요즘 전국적 화두인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시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시청에 와보니까 공무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562명 정원 중에서 휴직자가 102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일이 힘들어서 휴직을 한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말에도 당연히 출근하는 것으로 돼 있고, 야근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시민이 행복할 수 있으려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도 부모 역할, 남편 아내 역할 잘 해야 하고 충전할 수 있는 시간 있어야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님은 퇴근하시면 주로 뭐 하고 지내는지요..

“취임 직후여서 조금 바빴습니다. 특별히 뭘 하지는 못했고 집에서 키우는 개 ‘바우’, ‘보리’랑 하는 야간 산책은 빠뜨리지 않는 일과예요. 책 좀 읽다가 자고 , 주말에는 여기 오기 전에 목공 작업하던 서랍장 마무리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책은 중국과 미국의 수교 과정과 함께 중국의 외교 역사를 깊이 있게 다룬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와 작년 ‘제주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던 ‘언어의 온도’를 최근에 읽었습니다. ‘언어의 온도’는 아주 읽기도 편하고 느낌도 좋은 책입니다. 제주시민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제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지요..

“2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제주시민들과 열심히 소통하면서, 시민들 뜻 받들어서, 시민들을 대신해서 맡은 시장직을 잘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열정적인 참여와 협력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자료제공=제주시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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