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거무스름한 안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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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거무스름한 안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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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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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거무스름한 안개 속에서

               

안개 속에서 1

 

 

이른 아침 숲은 거무스름한 안개로 휩싸여 있었습니다.

안개비도 부슬부슬 내렸지요.

수생식물원에 도착했을 때 길을 더 걸어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가 우연찮게 답답한 풍경 속에서 밝은 빛을 내는 덩굴식물을 보았습니다.

 

 

안개 속에서 2

 

 

연못 가장자리에서 물가를 향해 낭창 늘어진 줄기에 어여쁜 열매들이 매달려있더군요.

노박덩굴입니다.

 

노박덩굴은 반 그늘지니 나무 밑에서 생육하는 낙엽활엽덩굴식물입니다.

꽃은 5-6월애 황록색으로 피고 열매는 10월경 익기 시작하지요.

 

 

안개 속에서 3

 

 

노랗게 익은 열매껍질이 입을 벌리니 붉은 옷을 입은 종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방긋 웃습니다.

안개 속에서도 유난히 밝게 물기를 머금어 한껏 강렬한 빛깔로 누군가를 유혹합니다.

 

 

안개 속에서 4

 

 

연못 너머 숲가장자리에서도 관목과 교목을 타고 오르다가 서로 얽히며 자라는 노박덩굴이 조롱조롱 열매를 매달고 있는 모습이 곱습니다.

이 정도이면 새들이 득달같이 모여들 텐데 안개 속 어디선가 나지막한 소리만 흘러올 뿐이었지요.

 

 

안개 속에서 5

 

 

‘또르륵 또륵’

갑자기 또렷이 들려오는 새소리에 끌려 살금살금 안개를 헤치다보니 보리수나무에 앉아 쉬는 방울새들이 보입니다.

이 새들은 가까운 곳에 노박덩굴 열매가 껍질을 벗고 종자를 드러낸 것을 알고나 있었을까요?

 

 

안개 속에서 6

 

 

그 곁에서 고개 숙인 갈대들이 조용히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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