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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인권- 모두가 소중히 여겨야할 가치"서병휴
서병휴  |  kohj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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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승인 2019.01.10  20: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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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비와 인애에 기초한 인권을 생각하는 일은 모두가 따라야할 질서와 같이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할 가치라 하겠다.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매스컴의 언급이 나올 때마다 다수의 목소리에만 편승하여 벌 떼처럼 달려들어 양심적병역거부자들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며, 애국주의에 매달리는 거친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소수를 헤아리며 폭넓은 아량을 품고 인권을 존중하고, 합리적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위민정신 또한 보게 된다.

인류 역사 전반에 거쳐 세월이 흐르는 동안 쟁점을 가르는 시점이 되면 언제나 다수와 소수의 존재가 드러나듯이 그리스도교의 순수성이 소수로나마 남아있던 기원후 170년까지 만해도, 그리스도인이 로마제국의 군대에 복무했다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소수의 기록에 나타난 최초의 병역거부자로 순교한 사람으로는 막시밀리아누스가 있다. 그는 295년에, 우상숭배 문제가 아닌 ‘평화를 실천하라’는 산상수훈의 교훈을 자신의 병역거부를 하는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역사 전반에 걸쳐서 소수는 항상 있어왔듯이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는 소수에 속한 1만2000여명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다. 쟁점을 가르는 소수의 존재는 한국정부의 국가기록물에도 나온다. 그 기록물에는 일제 강점기 때 한국에서 여호와의 증인들이 일제의 징병을 거부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자 33명이 수감되고 5명이 옥사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만약에, “누군가가 네 여동생을 강간하고 죽이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이나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무기를 버린다면 적이 쳐들어왔을 때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질문은실제로 양심적병역거부자들이 군사재판을 받을 때 수없이 많이 받았던 질문이다.

이 같은 사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야기할 때, 다른 가능성을 온전히 배제한 채로 자신이 강도를 죽이거나, 여동생이 죽는 것을 내버려두는 두 가지 가능성만을 남겨 놓은 채로 질문하는 허다한 경우에 속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질문은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의 다양한 이유나 주장을 담아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식 공격수단에 불과한 질문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질문은 사실상 ‘대답할 필요가 없는 덫’에 불과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들의 질문이 공정하려면 첫째로, 개인적 정당방위는 인정하나 사회적·국가적 폭력을 비롯해 전쟁자체를 거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둘째로, 특정한 전쟁만 거부하는 이도 있고, 셋째로, 경제적 효용성을 들어 전쟁에 반대하기도 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견해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어도 그들의 질문이 공정하지 않은 이유는, “적들도 모두가 당신처럼 무기를 버린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는 질문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러한 일은전자의 경우에나 후자의 경우에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에 ‘대답할 필요가 없는 덫’이라고 말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미국 정치가 윌리엄 J. 브라이언은 평화주의를 외치고 있던 톨스토이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톨스토이의 답변은 이러했다. "지난 75년을 살아오는 동안 나는 이 가정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상상 속의 강도가 아이를 죽이려고 하는 장면을 단 한 번도 직접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완벽한 살인 면허를 가진 수백만 명의 강도들이 전쟁 속에서 살인하는 것은 수도 없이 보아 왔습니다."

우리는 양심적병역거부와 관련하여 소수를 무시하려는 경향에 깔려있는 근본적 저변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다수를 업고 위선적인 속셈을 감추려는 세상이, 그것이 종교집단이든 개인적인 견해이든 간에 그들이 진심으로 평화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는 자신들의 본심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 예로써, 양심적병역거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줄기차게 반대성명을 내온 한기총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라’는 성경의 명령이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칼을 잡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할 것이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교훈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이러한 교훈을 수긍이나 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몰라도 그들의 줄곧 나타내온 자세란, 단지 그런 일을 자신들이 보기에는 이단종교가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해괴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그들이 여태 보여 왔다는 점을 떠올리게 되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모두 감옥에 넣자고 하던 외침에서, 상황이 바뀐 지금은 그들에 대한 대체복무도 최대한 길어야만 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모두가 조심성을 가지고 떠안게 되는 진중한 숙제란 무엇일까?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할 가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그 가치 자체를 훼손’하려는 모순된 논리부터 되짚어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그로인해 반드시 지켜야할 가치를 훼손할 때 오게 될 결과도 한번쯤 떠올려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로인한 대가란, 훼손된 그 가치가 언젠가는 자신들이 필요로 할 때도 자신들을 보호받지 못하게 만드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가 지켜야할 가치를 가볍게 여김으로 결코 자승자박에 빠지는 일이 없게 되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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