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칡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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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칡오름..
  • 최경숙
  • 승인 2011.09.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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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숙 서귀포시민

최경숙 서귀포시민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주화산인 한라산이 있고 368개의 기생화산이 있다.
 

제주도 사람들은 기생화산을 “오름”이라 부른다.

내가 사는 서귀포의 상효라는 마을에도 칡오름이라 부르는 자그마한 오름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칡오름 보다 끍오름이라 주로 부른다.

제주 사투리로 칡을 끍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칡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칡오름 산책로에서 정상까지는 동서남북의 네 방향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서쪽길은 486개의 계단으로 오를 수 있고 동쪽길은 638개의 계단을 오르면 된다.

또 다른 두길은 정상에서는 하나의 길 였다가 북쪽으로 세굽이를 돌면 동서의 두길로 나뉜다. 북서쪽은 蘭園으로 통하고 동쪽길은 “명상의 길”이라고 이름 붙인 길이 나온다.

이 길은 누가 걸어도 좋은 길이라 생각되어지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 원시림 숲길이다. 이길은 돈내코 계곡을 끼고 걸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초입에는 종가시나무 숲이고 좀더 계곡 쪽으로 걸으면 아름드리 구실잣밤나무 숲이다.

한라산 계곡에 원시림이 남아있다고 들었는데 아마 이 나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나무들이다.

경사면을 따라 말뚝을 박아 안전하게 만들었는데 말뚝의 숫자가 약 300개다. 말뚝사이를 2m로 계산하면 이 길은 600m가 되는 것이다. 오르기도 하고 내려 걷기도 하는 600m 명상의 길은 걷는 즐거움이 아주 많은 최상의 산책길이다.
 

칡오름 정상에는 넓은 분화구가 있다. 분화구를 한바퀴 돌 수 있도록 길은 잘 만들어져 있다. 분화구 입구에는 󰡒영천 九景 오세요󰡓라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영천 九景은 1. 한라산 2. 영천악 3. 칡오름 4. 돈내코 유원지 5. 검은여바닷가 6. 선덕사 7. 한란 자생지 8. 입석(선돌) 9. 약초원이다.
 

분화구 안은 봄에는 고사리를 꺽고 가을에는 밤을 주울 수 있다.

분화구 동쪽에는 상효마을 포제단이 있어 정월에 마을의 안녕을 위한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정상에는 억새밭이 넓게있고 늠름한 소나무 한그루가 있다.

이 소나무 그늘을 의지해서 평상과 벤취도 있다. 땀흘려 칡오름을 찾은 사람들에게 북쪽의 한라산, 남쪽의 섭섬, 서쪽의 월드컵 경기장 등 아름다운 서귀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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