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40대 자살, 공무원 압력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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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40대 자살, 공무원 압력 의혹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1.11.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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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시 유서작성 노점상 민원제기로 공무원 직장압력 주장

 
노점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40대 운전기사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운전기사는 유서에서 시청 공무원이 본인 직장에 압력을 넣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15일 오전 11시경 보목포구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신분을 확인한 결과 시신은 A(43)씨로 밝혀졌으며, 같은 달 6일 자택에서 가출해 경찰과 가족이 행방을 찾고 있었다.

발견 당시 앞좌석에 있던 시신은 심하게 부패됐으며, 차량 뒷좌석에 연탄과 연통이 발견된 점을 미루어 연탄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는 가출 전 유서를 자택에 남겼으며, 유서 내용에는 “서귀포시 공무원이 회사와 관련된 부서에 부당한 전화를 넣었다”고 밝혔다.

구 열린병원 주변에 거주하던 A씨는 이 일대서 지속적으로 노점행위를 해온 노점상을 단속해 달라며 3개월 전부터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인터넷신문고, 담당부서 신고, 시장 면담까지 해왔다.

A씨는 “단속 나온 시청 직원들의 태도에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자리를 조금 옮겨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계도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것.

또 경계석을 중심으로 인도 쪽이나 도로상으로 나오면 도로(공무원) 담당이고, 무료주차장에서 장사를 하면 주차장 담당이 따로 있다며, 경계석 안쪽으로 장사물건들을 놓으면 사유지에 해당하므로 단속 권한이 없다는 얘기만 늘어놨다는 내용이다.

특히 “모 주사와 단속 직원들은 강제 집행을 하려고 집에까지 찾아갔었다가 못했다며, 불쌍하니까 좀 봐주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유서에 노점상 민원을 계속 제기하자, “시청 공무원이 자신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사장을 통해 민원제기를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A씨가 남긴 유서
A씨는 집 근처에서 직장 사장과 만나, 회사와 업무관계 있는 모 부서 공무원이 시청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받고 다시 본인(사장)에게 전화가 왔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전화로 전달된 내용은 ‘노점장사하시는 분들 민원제기 한 것, 그만 좀 했으면 한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저희 회사는 시청과 공적으로 상당한 관계가 있으므로 사장에게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그런데 저는 이런 것들이 저에게 상당한 압박이 됐으며, 우울증까지 생기게 됐다”고 적혀있다.

A씨는 “일개 회사원에게 시청 비서실장 님 같은 분이 회사와 관련된 부서에 부당한 전화를 넣어서, 몸담고 있는 회사에 평생직장이라 생각하며 퇴직할 때까지 일하려고 마음먹고 들어간 회사의 사장님에게 압력-협박 전화를 넣어, 그 사장님은 또 직원인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은 분명히 권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용이 사실이라면 업무와 무관한 공무원이 관계를 이용해 부당한 지시를 한 것이다. A씨는 한동안 직장이 없던 중, 올해 3월 이 회사에 입사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직장을 가진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전화를 충분히 압력을 받아들일 수 있다.

A씨의 유족들은 “노점상 때문에 사람이 죽었는데, 일을 떠넘기면서 잠자코 있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며 행정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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