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어제는 짧게 비치는 햇살에도 꽃들이 저리 만발했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선 남산제비꽃을 비롯한 여러 제비꽃들이 고개를 내밀었고, 벌깨냉이 또한 하얗고 고운 얼굴로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세상에 고개를 내민 꽃들을 시기라도 하듯 삽시간에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기온은 뚝 떨어지고 오늘 아침에는 기어이 비가 단단해져 눈이 되어 버렸습니다.
밤새 어제 본 꽃들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제 먹구름이 몰려오기 전, 나무를 옮겨가며 누군가를 기다리던 큰오색딱따구리가 하룻밤사이 확 달라질 날씨를 직감이라도 한 듯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더니만
기어이.....
꽃들은 갑자기 추워질 날씨를 알고나 있었을까요?
지금도 궂은 날씨와 온몸으로 싸우고 있을 꽃들을 생각하니 안쓰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더욱 다부진 모습으로 다시 곱게 웃을 테지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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