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드디어 왕벚나무 자생지에 꽃이 만발했습니다.
늙은 나무는 각도에 따라서 웅장한 모양이 다릅니다.
사람들은 옆으로 누워버린 가지를 위해 버팀목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가까이서 보면 큰 나무의 무게를 지탱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버팀목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그건 그렇고 아침 햇살에 비친 연분홍 꽃들이 곱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주위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어우러져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습니다.
그 중에 왕벚나무 가지 꼭대기에 앉아 지저귀는 동박새의 소리가 아주 고왔습니다.
작은 새는 고음으로 동료들을 부르는 듯 했습니다.
"빨리 이쪽으로 와! 이곳에 꽃들이 많이 피었어!"
그렇게 새는 반대편 숲을 향해 지저귀더니만 이내 방향을 틀어 벚꽃 속에 부리를 가져갑니다.
조만간 다른 동박새들이 왕벚나무로 날아들었습니다.
새들은 꽃 속에서 행복에 겨워 보였지요.
다행인지 다른 새들은 날아오지 않더군요.
오로지 동박새들만이 벚꽃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나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나무 위쪽을 찍어보았습니다.
저 나무에 과연 몇 마리의 동박새가 있을까요?
동박새들의 지저귐이 아주 흥겹습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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