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함이 싫고, 조용히 홀로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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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함이 싫고, 조용히 홀로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이 가는 곳..
  • 고현준
  • 승인 2020.09.11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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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제주시 회동천에 세워진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순례자의 교회'..김태헌 목사 인터뷰

 

 

번잡함이 싫어 조용한 곳에서 기도를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일까..

제주시 동회천에서 선흘로 나가는 중산간도로 중간 지점에 동회천 지역에 처음 생겼다는 순례자의 교회라는 작은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라는 별칭을 가진 이곳은 힘들 때마다 홀로 자주 찾는다는 사람이 많다고 하여 지나가는 길에 이 작은 교회 안으로 들어가 봤다.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이 교회는 상주하는 사람도 없었다.

오직 기도하고 싶은 사람만이 기도하러 가는 곳인 듯..

안으로 들어가보니 1층 대성전(?)의 문은 잠겨 있고 2층에 조그마한 방 하나가 기도실로 만들어져 있었다.

 

 

1층과 2층에는 작은 옥상이 있어 주변을 모두 바라볼 수 있었지만 천국의 계단이라는 이름으로 오르는 계단은 좁디좁아 천국으로 가는 길이 어려움을 느끼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일까.

이곳 1층 벽 아래쪽에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동회천 순례자의 교회가 세워지기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한 분들의 헌신을 여기에 새겨 우리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기념하고자 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네가 지금 이 성전을 건축하니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내 모든 계명을 지켜 그대로 행하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한 말을 네게 확실히 이를 것이요. 내가 또한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에 거하며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버리지 아니하리라 하셨더라”(왕상 6:12-13) 라는 성구를 함께 새겼다.

 

 

준공일자는 2018년 12월이었고 미니채플세우기운동재단(대표 김태헌 목사)과 이순오 집사(인군우 집사 가족) 봉헌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누가 지었건 마음이 편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평안을 찾는다면 기도처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리라.

이곳 교회를 홀로 자주 찾는다는 한 도민은 “마음이 허전하거나 어려울 때 홀로 기도실에 앉아 기도를 올리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며 “교외에 있어 산책하듯 찾아가기도 좋다”고 말했다.

한경면 용수리 제주올레 13코스가 지나는 길에 있는 제1호 순례자의 교회(올레를 걷다가 만났다)

 

한편 이곳 순례자의 교회를 만든 김태헌 목사(산방산이 보이는 교회)는 그동안 제주올레 13코스가 지나는 용수리에도 작은 순례자의 교회를 만들어 놓았는데 그동안 순례자 7만여명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모두가 대형 교회건물을 믿음과 조직의 상징으로 지을 때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를 짓는 그 마음은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다.

이름만으로 김태헌 목사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여러 군데 수소문한 끝에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다음은 제주기독신문사의 도움으로 어렵게 연락처를 받아 김태헌 목사와 전화로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다.

 

제주에 두 번째 순례자의 교회 만든 김태헌 목사와의 미니인터뷰(전화취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순례자의 교회를 만든 김태헌 목사(산방산이 보이는 교회)

 

-순례자의 교회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요..

“순례자의 교회를 만든 것은 교회다움 때문에 시작한 일입니다. 예배당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신학적으로는 사람들의 모임을 교회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신앙고백을 하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을 신학적으로는 교회라고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교회는 외형적인 것이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 그것이 사실은 교회의 본질입니다. 그렇게 보면 교회의 규모가 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작은 건물을 지었고 작은 건물이긴 하지만 예배당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목적은 선교입니다. 그것도 일반적으로 하는 공격적인 선교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쉽게 찾아와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 안에서 이뤄지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나라 속에 모든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걸 특정 종교로 나눠버리니까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 종교로 접근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나라를 일반인들이나 기독교인들이 그 안에서 쉽게 만나 아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접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면 하나님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비기독교인들은 자신이 그동안 걸어왔던 삶 그리고 앞으로 걸어 가야 할 삶에 대해서 정리하고 다시 한번 정립을 해보는 그런 자리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길을 걷는 사람들이 걷다가 지쳤을 때 들어 와서 잠깐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세상에 존재하는 종교라는 것이 평화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한 것이 목적입니다. 그런 점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제가 목사이다 보니까 그분들에게 저를 만나 주셨던 하나님에 대해서도 나눠드리고 또 그분들의 삶에 대한 어려움이나 고충들이 있을 것입니다. 목사의 입장에서 상담도 해 드리곤 합니다. 목회라는 것은 예배집전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집전은 목회 행위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 순례자들을 직접 만나시는 경우도 많으신지요..

“네. 많습니다. 제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오셨던 분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순례자의 교회 1층에 문이 잠겨져 있는 것은 이곳에 오시는 분들과 차를 함께 나누는 그런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집사님 한분이 늘 그곳에 계시지만..요즘은 코로나 확산으로 문을 잠가 조심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용수리와 회천동 등 2군데 교회가 있는데 혹시 다른 곳에 세울 계획도 있으신지요..

“제주도에서는 이제 그만 만들려고 합니다.”

 

-산방산이 보이는 목사님의 교회도 그렇게 큰 교회로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그 공간도 예배당만 보면 약 30평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외관이 크고 높게 보여서 그렇지 저는 예배당 건물을 실용성 중심으로 짓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예배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화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주 정갈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주 얼마나 많은 분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시는지..

“예배 드릴 때는 약 30여명 정도가 모입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모이지 말도록 했습니다. 저는 코로나가 시작되자 마자 모두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가정예배로 돌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선교를 위한다는 순례자의 교회가, 그렇게 만든 목적 외에 다른 뜻이 또 있는지요.

“궁극적으로 순례자의 교회는 선교가 목적이긴 하지만 종교가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듯 또 일반적인 가치도 있습니다. 그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사람들에게 평안을 주고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피할 수 있는 바위나 보호벽 같은 그런 역할을 여기서 해주고 싶은 것입니다. 그게 종교가 가져야 할 공통적인 가치입니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편 김태헌 목사는 고향은 경북 경주로 지난 2002년에 제주도에 내려와 19년째 목회를 계속 하고 있다.

사실 순례자의 교회는 김태헌 목사가 제주에 처음으로 창조한 무인교회나 다름이 없다. 누구나 들어가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소리 소문 없이 많은 사람이 찾아가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 ‘동회천 제2순례자의교회’ 는 지난 2018년 12월 제주시 회천동 1189-1번지에 예배당 1동(8.15㎡=2.47평)과 상담실 1동(26.07㎡=7.9평) 규모로 아담하게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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