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우웅~웅~잉~!
어리호박벌이 시들어가는 산철쭉 꽃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다리가 꽃에 묻은 끈적끈적한 액에 달라붙어 버렸거든요.
한쪽 다리를 겨우 떼어 몸의 중심을 잡으려고 갸우뚱 움직이다가 다시 다른 쪽 다리가 점액에 달라붙어버립니다.
난처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지만 결국엔 꽃에게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어느 꽃을 향해 날아갈까요?
벌은 보라색 꽃이 활짝 핀 곳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방금 전의 상황을 벌써 잊어버렸는지 아무 의심 없이 꽃 속으로 파고들더군요.
무슨 꽃일까요?
'붓꽃'입니다.
꽃봉오리의 모양이 먹물을 머금은 붓과 같다고 하여 붓꽃이라고 불리지요.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아주 화려해 보이는군요.
꽃 사이를 여러 종류의 벌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닙니다.
재미있는 것은 벌들이 꽃 속으로 파고드는 장면입니다.
마치 통로가 좁은 굴속으로 꿀을 찾아 엉금엉금 들어가는 듯한 모양이 옆에서 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꽃 속을 파고들었던 벌들은 여지없이 온몸에 꽃가루를 뒤집어쓰고 빠져나옵니다.
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저마다 곤충들을 유인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다른 꽃들도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오늘은 붓꽃이 너무 아름다우니 붓꽃에만 취해 있으렵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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