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짙푸른 잎 사이 붉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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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짙푸른 잎 사이 붉은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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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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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짙푸른 잎 사이 붉은 열매

       
       

 

숲에는 눈이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눈 시리게 하얀 눈밭 위로 우뚝우뚝 솟은 나무줄기들이 거무스름하게 보이는군요.

이런 날은 푸른 잎을 가진 나무들이 더욱 짙게 보입니다.

그중 푸른 잎 사이마다 붉은빛을 띠는 열매를 매달고 있으면 더욱 인상적으로 보이지요.

 

 

사철나무 잎 위에도 눈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사철 잎이 푸르다고 하여 ‘사철나무’라고 이름 지어졌는데, 겨울에도 푸르게 살아있는 나무라고 하여 동청목(冬靑木) 또는 겨우살이나무라고도 불립니다.

 

잎이 푸르다지만 아무래도 여태까지 매달려있는 열매들에게 눈길이 더 갑니다.

추운 겨울 동물들에게는 아주 좋은 먹을거리가 되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직박구리들이 사철나무를 향해 은근슬쩍 날아듭니다.

 

 

평소 요란스럽게 울어대던 직박구리가 열매가 많은 사철나무 가지에 앉아서는 조용히 주변을 살피며 연신 밖으로 튀어나온 종자들을 쪼아먹더군요.

 

 

사철나무 꽃은 6-7월에 황록색으로 피어납니다.

그리고 열매는 10월 이후 붉은색으로 익는데, 익으면 4개로 갈라져서 황적색 종의(種衣, 씨를 덮고 있는 특별한 외피)로 싸인 종자들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요.

빼꼼 빼꼼 튀어나온 종자들이 앙증맞습니다.

그런데 잎자루 근처 잔가지들이 까맣게 보이는군요.

다른 가지와 잎 뒷면에도 그을린 것처럼 까만 부분이 있습니다.

이상하지요?

 

 

확인해보니 다름 아닌 노랑털알락나방의 알덩이들입니다.

이미 11월에 화살나무 가지에 노랑털알락나방이 알을 낳는 모습을 보았었지요.

노랑털알락나방은 10-11월에 우화하여 화살나무, 참회나무, 사철나무 등 노박덩굴과(Celastraceae) 식물에 알을 낳습니다.

내년 봄에 이 나무를 찾아오면 새잎을 갉아먹고 있는 애벌레들을 만날 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나무 아래 눈이 소복하게 쌓인 곳에서는 몸의 반 이상이 눈 속에 파묻힌 별고사리들이 길쭉하게 솟아난 잎의 꼭대기를 한들거립니다.

그 곁으로 언제 지나간 것인지 노루들의 발자국이 길게 남아있더군요.

 

 

다시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 윗부분을 바라보니 짙푸른 나뭇잎 사이마다 대롱대롱 매달린 붉은빛 열매들이 반들거립니다.

그리고 풍경 속에는 나뭇가지 사이를 재빠르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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