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대도 등 민족종교 지도자들, 독립을 기본 목표로 활동..독립유공자 서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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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대도 등 민족종교 지도자들, 독립을 기본 목표로 활동..독립유공자 서훈돼야"
  • 고현준
  • 승인 2021.02.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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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 민족종교 지도자 후손들과 제주보훈청 정부청사앞 기자회견 가져

 

 

“세계 통일을 내세우며 일본 천황을 부정했다. 전쟁을 반대하면서 징병을 거부했다. 제주도에서 활동했던 무극대도 및 미륵교라는 민족종교를 통해 일제에 저항했던 분들의 공적을 국가가 인정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

일제강점기에 제주도에서 활동한 우리나라 민족종교 지도자들이 독립유공자로 서훈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도내 환경단체 등 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제주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대표 고영철)는 26일 제주보훈청이 있는 제주정부종합청사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에 저항한 민족죵교지도자들이 사이비종교라는 이유를 들어 독립유공자 서훈에서 빠져 있다”며 “이제 이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에 종교활동을 통해 일제에 저항한 이들 종교지도자들에 대한 업적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고영철 회장은 "그동안 조사한 결과 이들 민족종교지도자들은 우리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서훈에 적극 나서지 않아 서훈이 안된 갓"이라며 "이번에 도내 단체들로 구성된 제주독립운동가 찾기 서훈추천위에서 이들의 서훈을 적극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 근대 제주에서 활동하며 제주시민들이 상당수 신봉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무극대도는 현재 제주시 명도암에 성전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 그 옛날 영화를 전해주고 있다.

이들 민족종교 지도자들의 후손들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은 ‘민족종교는 민족독립을 기본 목표로 활동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 발표후 제주보훈청에 이 내용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한편 제주보훈청은 “독립유공자 서훈은 3,1절과 8.15 광복절 등 매년 2번에 걸쳐 서훈을 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다만 심사에는 2달 이상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의 고영철 대표는 “지난 수년간 이들 민족종교지도자들의 진정성 있는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그동안 관련 자료를 찾는데 주력했으며 최근 광주고법에서 결정된 판결내용을 근거로 이들 민족종교지도자들의 활동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며 “민족 종교지도자들의 숨은 공로는 이번 기회에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명도암에 제주도의 민족종교인 무극대도 성전이 있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신도들도 4-50여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 발표한 기자회견문(전문)이다.

 

민족종교는 민족독립을 기본 목표로 활동했다

 

일제는 신도가 사실상 국교였고 국제적 관계를 고려하여 불교·기독교는 인정하였으나 그 이외의 모든 종교는 사이비 종교로 치부하였다. 일제가 바라본 4대 민족종교(대종교, 원불교, 천도교, 증산교)는 불온한 사상을 가진 것이라 여겨 뿌리를 뽑아야 할 대상으로 접근하였다.

1920년대 증산을 따르던 보천교는 불교와 민간신앙과 결합하며 신도가 들불처럼 일어나 600백만 명에 이르렀다고 하나 1936년 유사 종교 해산령을 발동하여 강압적으로 해산시켰다.

명도암에 있는 무극대도 성전

 

제주 민족 종교 독립운동의 흐름을 보면 증산을 따르던 분들이 중심이 되었고 그분들은 선도라 칭했고 통용되었다. 1918년 법정사 항일 항쟁에도 선도·보천교 신자들이 다수가 참여했다.

1936년에는 무극대도 독립운동, 1940년에는 미륵교 독립운동이 이어졌다. 무극대도나 미륵교 신자들의 대부분은 보천교를 믿던 사람들이다.

1937년 12월 무극대도교 3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어 67명이 광주 검찰로 송치되었고, 그 중 23명이 1938년 8월에 기소되었다.

성전 내부 모습

 

재판기록에 의하면 이 분들은 무극대도 교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본 천황을 부정하고, 장차 조선이 일본의 조공을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선의 독립을 위한 각종 제를 지내고, 일본이 치르는 전쟁은 패배할 것이 분명하며 징병에 응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본으로서는 용서할 수 없는 독립운동인 것이다.

한 분은 재판에 가기 전 옥사하셨고, 20분에 대해서는 최고 6년에서 최소 10개월까지 징역형을 언도했다. 나머지 2분은 기소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이들은 미결 구속 기간이 3년임에도 300일만 형기에 산입하여 최대한 사회와 격리시켰다.

1940년에는 미륵교 사건으로 10여 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 7분이 징역 10월형을 받아 옥고를 치뤘다. 미륵교의 교리도 무극대도와 비슷하였다.

무극대도의 독립운동비
무극대도의 항일기념비가 이미 세워져 이들의 활동을 알리는 징표가 되고 있다

 

 

제주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의 요구

 

(1) 일제강점기 민족종교 신앙을 통한 독립운동을 사이비종교의 파렴치한 행태로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은 바로잡혀야 한다.

(2) 제주도에서 세계 통일을 내세워 일본 천황을 부정하고 전쟁을 반대하여 징병을 거부한 무극대도 및 미륵교라는 민족종교를 통하여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의 공적을 국가가 인정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

(3) 따라서 본 단체는 제주 민족종교 독립운동의 보훈 심사 과정에서 사이비종교라는 굴레를 씌우지 말고 그들의 활동 내용과 獄苦의 원인을 중심으로 공정하게 이루어지길 촉구한다.

 

2021. 2. 26.

 

제주독립운동가 서훈추천위원회 참여단체

곶자왈사람들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제주준)

노무현재단제주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제주지부

보물섬대안학교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통일청년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무극대도 성전에 남아있는 종탑의 흔적이다
무극대도 성전에 남아있는 종루의 흔적이다
기념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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