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풀들이 빗방울의 무게에 짓눌려 누워버렸습니다.
꼿꼿하던 기세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방울방울 맺힌 저 작은 빗방울들의 힘이라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쓰러진 풀 사이에서 애써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개망초 또한 힘겨워 보입니다.
개망초는 중력에 이끌려 땅으로만 향하는 빗방울과 사투를 버리는 것 같습니다.
안개비가 내리는 날입니다.
빗방울들은 또 다른 꽃에도 맺혀있습니다.
부드럽게 휘어진 꽃차례에 맺힌 빗방울들이 반짝입니다.
고삼(苦蔘)의 꽃입니다.
뿌리의 맛이 쓰고, 그 효능이 삼과 비슷하다고 하여 고삼(苦蔘)이라고 불리지요.
뿌리에서 아주 쓴 맛이 나는데 이를 건위, 구충제, 신경통 등에 이용한다고 합니다.
원주상으로 굵은 뿌리의 생김새 때문에 도둑놈의지팡이라고도 불립니다.
꽃에 앉은 저 곤충은 고삼의 뿌리가 쓰다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요?
혹시 뿌리가 쓰다고 꽃 또한 쓴 것은 아닐 테지요?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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