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암석원에 토닥토닥 비가 내립니다.
또록또록 굴러다니는 빗방울들이 이곳저곳에서 반짝입니다.
새소리 또한 정겹게 들려옵니다.
이런 날엔 물가에 핀 산수국이 아주 예뻐 보입니다.
오묘한 빛깔을 지닌 꽃이 시원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곤충들이 날아다니지 않을 것 같은데
노란실잠자리가 산수국 주변을 조용히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몸 색깔이 밝으니 다른 곤충들에 비해 눈에 잘 뜨이는군요.
꽃에도 달라붙어 있는 곤충이 있습니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좀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렇게 얼굴을 꽃 속에 파묻고 몸이야 젖든 말든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단 저 곤충만이 아니었습니다.
주변에는 윙윙거리며 가볍게 날아다니는 꿀벌들도 많았습니다.
한편 젖은 몸을 그대로 꽃 위에 누인 상태로 날기를 포기한 벌도 있습니다.
온몸에 방울방울 맺힌 빗방울들이 마르기 전에는 날지 못하겠지요?
벌은 점점 꽃 속으로 파묻히는 것 같습니다.
참, 백리향 꽃도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하얀 나비 몇 마리가 향기 나는 꽃 주위를 날아다녔는데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비가 지루하게 내리는 날이어도 암석원을 거니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자료제공=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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