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낙엽 들추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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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낙엽 들추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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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1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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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낙엽 들추는 새

       
       

 

큰부리까마귀가 총총 뛰어다니며 낙엽을 들춥니다.

아침 날씨가 맑고 좋아서인지 몸놀림이 아주 경쾌해 보이더군요.

큰부리까마귀는 제주도에서는 저지대에서부터 한라산 정상까지 흔하게 번식하는 텃새입니다.

 

 

낙엽을 들추던 새가 그 장소에서는 별 소득이 없었는지 훌쩍 날아 반대편 바위 위로 날아가 앉더니만 슬쩍 주변을 살핍니다.

 

 

그리고는 무엇이 눈에 띄었는지 날 듯이 높이 뛰어올랐다가 바로 코앞에 내려앉았지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새가 발견한 것은 다른 새들이 쪼아먹다 남은 쭈글쭈글한 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번 쪼아보더니만 실망을 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총총 앞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 장면을 나뭇가지 위에서 지켜보던 다른 새가 잽싸게 땅으로 내려와 열매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열매를 부리에 물고는 빠르게 다른 곳으로 날아가더군요.

먼저 열매를 발견한 새는 시큰둥하게 그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이 새는 먹을 것이라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부류인가 봅니다.

이미 다른 새들이 쪼아먹었다 버려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쭈글쭈글 말라가는 열매도 마다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기야 먹을 것이 많지 않은 계절이니 현명한 처세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근처에는 나무껍질이 코르크화되어 잘게 갈라지는 감나무가 서 있습니다.

 

 

작년 10월, 저 나무에 황적색으로 먹음직스럽게 익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모습이 선합니다.

동박새들이 몰려다니며 열매에 매달리는 모습이 참 앙증맞았었지요.

꽃은 5-6월에 황백색으로 핍니다.

봄에는 잊지 말고 꽃도 감상해봐야겠네요.

 

 

그렇게 풍성했던 가지들도 잎과 열매가 모두 떨어지고 나니 앙상하게 보이네요.

하지만 잎 떨어진 자국 곁마다 겨울눈들이 뾰족뾰족 솟아 봄을 준비하고 있으니 처량한 것은 아닙니다.

나무는 잠시 숨을 고르며 더 크게 성장할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아직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은 마른 잎이 바람에 파닥이네요.

용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잎도 머지않아 곁에서 새로이 돋아나는 어린 잎에게 자연스레 자리를 내어줄 것입니다.

 

 

아침 한때 맑은 햇살이 들이치는 숲 바닥에서 부스럭부스럭 낙엽을 들추는 새들의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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