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갈색 줄기를 휘감은 양치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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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갈색 줄기를 휘감은 양치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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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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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갈색 줄기를 휘감은 양치식물

       
       

 

좀처럼 해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 흐린 날,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앙상한 가지에 남아있는 마른 잎들을 발견했습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잎을 가지 끝에 매달고 있는 나무는 ‘팽나무’입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잎의 자루 안쪽으로 쫑긋 솟아난 아주 자그마한 겨울눈들이 보이는군요.

그러고 보니 가지마다 뾰족뾰족 겨울눈들이 많기도 합니다.

아직은 그리 또렷하지 않은 저 작은 겨울눈들은 차츰 통통해지면서 봄에 새로운 잎과 꽃차례를 내보일 존재들입니다.

그래도 갈색을 띠는 마른 잎과 가지들은 어딘가 모르게 삭막해 보이는군요.

 

 

하지만 길고 굵은 어두운 갈색 줄기를 휘감은 녹색 식물 덕분에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나무줄기에 넓게 퍼져 자라는 것은 ‘콩짜개덩굴’입니다.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하는 상록성 양치식물이지요.

 

 

근경이 길게 뻗으며 자라고 성기게 잎이 달리는데 잎 모양이 둥근 모양과 주걱모양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둥근 잎은 영양엽이고, 주걱모양으로 길쭉한 잎은 포자엽이지요.

포자낭군은 잎 가운데 그어진 굵은 잎맥을 중심으로 양옆에 길게 붙는데,

포자가 익으면 잎 뒷면 전체를 덮어버립니다.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나는 콩짜개덩굴로 덮인 굵은 줄기를 보고 나니 앙상해진 팽나무 가지가 그리 처량해 보이지 않는군요.

 

 

녹색이 주는 편안함이 있는 모양입니다.

찬 기운으로 휘감긴 숲이지만 저렇듯 어우러지는 존재들이 있으니 그저 춥게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봄이 되면 앙상한 팽나무는 새잎과 가지 그리고 꽃들을 새롭게 내보이며 조금 더 품을 넓히고, 그 안에서 콩짜개덩굴은 더욱 진한 광택을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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