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산수국 갈색 줄기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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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산수국 갈색 줄기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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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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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산수국 갈색 줄기 끝에서

       
       

 

산수국 무성한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색을 잃어가는 마른 열매들과 늦게 피어 열매가 되지 못한 마른 꽃차례들을 매단 줄기들이 키가 크지 않지만 제법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잎만 떨궜을 뿐이지 무성했던 모습은 그리 다르지 않군요.

하지만 여전히 갈색을 띠며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조금 아쉽긴 합니다.

 

 

그러던 차에 줄기 꼭대기에서 갈색 포를 벗은 잎을 보았습니다.

 

 

하나를 보았더니 그 주변으로 더 많은 연녹색 잎들이 보이더군요.

여전히 찬 기운이 맴도는데도 서둘러 봄을 준비하는 산수국의 모습이 당찹니다.

 

 

많은 줄기를 뻗어낸 산수국이 무엇인가를 품고 있었네요.

 

 

가느다란 줄기들 사이에 마른 잎과 풀줄기처럼 보이는 것들이 합쳐져 나름 모양을 잡고 놓여있는 것입니다.

새둥지입니다.

어떤 새가 저리 가느다란 줄기들이 빼곡하게 자란 사이에 집을 지은 것일까요?

산책로 바로 곁에 있어 사람들이 수시로 지나다녔을 텐데도 용케 지었습니다.

 

 

높이가 있는 둥지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깃털이 하나 남아있더군요.

둥지 안이 흐트러지지 않고 정교한 것이 다시 보수해서 써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새들은 봄에 다시 새로운 집을 짓겠지요?

 

 

이 집을 지은 새는 둥지의 입구마저도 꼼꼼하게 넓은 나뭇잎들로 덮어놓았더군요.

둥지를 지은 새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머지않아 추위가 물러가기 시작하면 새둥지를 품고 있던 산수국은 활기차게 잎을 펼치고 꽃차례를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여름으로 들어설 시기에 오묘한 빛깔의 꽃들을 풍성하게 펼치겠지요.

 

갓 얼굴을 내보인 연녹색 어린잎들에게서 봄과 여름을 엿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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