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사명(寺名)으로 삼아 오래 전해지기를..해안동 서천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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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사명(寺名)으로 삼아 오래 전해지기를..해안동 서천암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6.0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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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해라는 도인이 있어 냇가를 향해 우뚝 암자를 세웠다

해안동 서천암지

 

위치 ; 제주시 해안동 2278-2.

유형 ; 불교유적
시대 ; 고려

해안동_서천암터샘
해안동_서천암터

 

제주시 해안동에 있는 고려시대 사찰 터이다. 서천암은 고려시대 고승인 혜일 스님이 수도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을 비롯하여 『탐라지(耽羅志)』, 『남사록(南槎錄)』 등에 서천암의 존재와 더불어 혜일 스님의 시가 기록되어 있다.


이원진의 『탐라지(耽羅誌)』에는 ‘재조공천상(在朝貢川上)’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김상헌의 『남사록』에도 ‘도근천상금폐(都近川上今廢)’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공천(朝貢川)이나 도근천(都近川) 등의 하천 이름은 지금의 외도천을 말한다. 외도천을 해안동, 광령리 지경에서는 무수천이라고 한다.


서천암은 12세기 경에 창건되었으며, 김상헌이 『남사록』을 기록할 당시인 1601년(선조 34) 경에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천암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서천암지로 추정하고 있는 곳은 동·서·남쪽으로 높이 10m 정도의 구릉이 어우러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절터 남쪽으로 작은 용천수가 있으며, 구릉 민묘의 비에 고불전(古佛田)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과수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많은 수량의 기와, 도자기 조각 등이 산포되어 있다.(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집필자 오성)


유물로는 12세기에서 17세기까지의 유물인 청자국화문흑백상감 편, 분청사지백상감편 등의 도자기 편과 도질토기 편, 그리고 당초문암기와 편 등이 발굴되었다.


이곳의 밭주인에 따르면 이곳은 하나의 절터로서 ‘덕절’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서천암지 터에는 샘이 솟던 흔적이 역력한데 이 옹달샘 바로 위에서 오래도록 石佛(미륵불)이 모셔져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다녔는데 지금도 남겨 놓은 촛대가 발견되곤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러 다니면서 과수원 주인은 경작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미륵불을 무수천 인근 양재후(돌나무식당 대표)씨에게 보관해 줄 것을 당부했다.

30여 년 전인 1980년대의 일이다. 현재 서천암지 미륵불은 돌나무식당 경내에 향나무 밑에 자리해 있다.(제주불교 120912)


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에는 서천암지 위치를 애월읍 광령리 1550번지라고 하면서 사진은 해안동 2278-2번지를 게재하였다. 광령리 1550번지는 해안동 2278-2번지에서 하천 건너 서쪽 넓은 밭이다.

작은 샘이 있는 점이나 기와편들이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서천암지는 해안동 2278-2번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혜일 스님이 지은 조공천(朝貢川) 위 서천암(逝川庵) 시


漢拏高幾仞(한라고기인: 한라의 높이는 몇 길이던가)
絶頂瀦神淵(절정저신연: 정상의 웅덩이는 신비로운 못)
波出北流去(파출북유거: 물결이 넘쳐 북으로 흘러가니)
下爲朝貢川(하위조공천: 저 아래 조공천을 이루었네)


懸瀑亂噴沫(현폭란분말: 내걸린 폭포에선 어지러이 물방울이 튀며)
走若珠璣圓(주약주기원: 둥근 구슬처럼 달아나는데)
驚湍激群石(경단격군석: 놀란 급류는 여기저기 바위에 부딪히다)

間作甕盎穿(간작옹앙천: 간혹 동이처럼 파이기도 한다)


安流得數里(안류득수리: 잔잔히 흘러 몇 리에 이르니)
澄淨涵靑天(징정함청천: 맑고 깨끗함은 푸른 하늘을 적시는데)
道人有宗海(도인유종해: 종해라는 도인이 있어)
卓庵向川邊(탁암향천변: 냇가를 향해 우뚝 암자를 세웠다)


旣從山水樂(기종산수락: 이미 山水의 즐거움을 따랐고)
且寄香火緣(차기향화연: 또한 香火의 인연에 기대었는데)
涼秋佳月夕(양추가월석: 서늘한 가을, 달 고운 저녁이 와)
掃石開客筵(소석개객연: 바위를 쓸어 손님 맞을 자리를 마련하도다)


嘗新剝棗栗(상신박조율: 새로움을 맛보려 대추와 밤을 따고)
談古窮幽玄(담고궁유현: 옛 이야기 하다 그윽함이 다하니)
因思仲尼語(인사중니어: 공자의 말을 떠올리고)
頗憶小聖禪(파억소성선: 자못 소성의 선도 생각한다)


由斯無生理(유사무생리: 이런 까닭에 삶의 이치가 공한 것을)
名以期遐傳(명이기하전: 사명(寺名)으로 삼아 오래 전해지기를 기대하나니)
如能高著眼(여능고저안): 만약 그 뜻에 높이 착안한다면)
波波皆不遷(파파개불천): 물결이 모두 떠나가는 일은 없으리라)
《작성 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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