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도평동 대통밭할망당(본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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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도평동 대통밭할망당(본향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6.11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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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평동의 옛 이름은 ‘벵듸’이며 신당이 위치한 지경을 속칭 ‘대통밧’이라 하였다

도평동 대통밭할망당(본향당)

 

위치 ; 제주시 도평동 1323-2. 도평동 우회도로에서 창오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 밭 안쪽에 있다. 2014년 지어진 제웅솔내음빌리지 104동 북서쪽 맨 안쪽 주차장에 당 입구가 있다.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둘레 ; 약 45m
면적 ; 약 119㎡

 

도평동_대통밭할망당

 

도평동에 있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이다.


1702년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한라장촉」에 현재의 외도 지경에 수정(水淨), 평대(坪代)라는 마을 명칭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일찍부터 도근내개[都近川浦] 동남쪽에 도평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보이며, 마을이 세워질 때 신당도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평동의 옛 이름은 ‘벵듸’이며 신당이 위치한 지경을 속칭 ‘대통밧’이라 하였다. 또한, 신당의 주신(主神)은 송씨할마님이었기 때문에 ‘대통밧할망당’ 혹은 ‘벵듸대통밧당’이라고도 한다. 단골은 도평 주민이지만 가까운 신산마을에서도 도평동 본향을 다녔다고 한다.


도평동 본향에는 ‘송씨할마님’, ‘천신불도또할마님’, ‘바람알세경또한집’ 등 3신위를 모시는데, 이에 따라 제단에는 세 개의 궤가 있다. 도평마을 사람들은 가운데 궤에는 도평마을 사람들의 생산, 물고, 호적, 장적을 관장하는 본향신인 송씨할마님, 왼쪽에는 아이의 산육을 돌보는 신인 천신불도또할마님, 오른쪽에는 풍농을 도와주는 신인 바람알세경또한집이 좌정한 것으로 관념한다. 본향당 당신은 마을 공동체의 신인 만큼 마을 사람 전체의 생명과 건강, 사업 번창 등 모든 부분을 관장한다.


진성기의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에 따르면 이 당의 본풀이는 〈벵듸 만년폭낭 아래 좌정한 송씨할마님, 천신불도또할마님, 바람 알로 좌정한 세경또한집〉이라고 해서 당신의 이름만을 열거하는 형태이다.


도평동 본향은 신목형, 제단형 본향당의 형태를 띤다. 넓은 제장 안 동쪽에 커다란 팽나무를 신목으로 삼아 팽나무 아래 잡석을 쌓아 제단을 마련하였었으나 팽나무 신목은 고사하여 썩은 채 남아 있고 제단 북쪽에는 커다란 멀구슬나무와 樹種未詳의 다소 큰 나무가 자라고 있다.

제장 주변에는 잡석을 쌓아 울타리를 둘러놓았다. 출입구는 동쪽에 나 있었으나 남쪽에 새로 아파트를 지으면서 땅을 고르는 과정에서 남쪽 일대가 높아져서 당이 주변보다 매우 낮은 곳이 되어 버렸으며 둘레에 시멘트 벽이 설치되었다.

입구가 남서쪽으로 바뀌었고 가파른 돌계단이 놓여 있다. 제장 남쪽에도 별도의 제단이 설치되어 있다. 2014년 2월 22일 답사 때 보니 제단 앞에는 T자 모양으로 잔디를 심어 놓았으며, 오래되지 않은 명실과 과일들이 남아 있었다.


과거와 같은 정기적인 당굿은 하지 않으며, 신앙민들은 정월에 마을 포제를 지낸 다음 날부터 택일하여 개인적으로 비념하러 다니기도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작성 1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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