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산철쭉 잎 위에 앉은 남색 곤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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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철쭉 잎에 매미 허물이 매달려있더군요. 아침부터 주변 나무마다 매미들이 매달려있는지 시끄럽게 울어댑니다.
그런데 산철쭉 잎들이 신통치 않습니다. 가지 끝의 여린 잎들을 누군가가 갉아 먹은 흔적이 뚜렷하였지요.
아, 산철쭉 주변을 열심히 날아다니던 남색 곤충 중 하나가 산철쭉 잎 위에 잠시 앉아 몸을 정비합니다. ‘극동등에잎벌’입니다. 요즘 산철쭉 주변에서 극동등에잎벌을 종종 관찰할 수 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산철쭉을 휘감고 자라던 사위질빵 잎 위에 까만 배설물들이 낭자하더군요. 그 주변 산철쭉 잎들을 살펴보니 주맥만 남아있습니다.
마침 바로 위쪽 줄기의 잎마다 애벌레들이 매달려있더군요. ‘극동등에잎벌 애벌레’입니다. 어찌나 열심히 갉아먹는지 이 애벌레들은 순식간에 잎의 주맥만 남기고 모두 갉아먹어 버립니다.
그러고 보니 가지 끝의 여린 잎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합니다. 그 안에 극동등에잎벌이 알을 낳은 것이지요.
극동등에잎벌 성충은 한 해에 3번 나타납니다. 4월 하순~5월 상순, 7월 상순, 9월 상순에 우화를 하지요.
암컷 성충은 산란관을 잎가장자리 조직 속에 삽입하여 알을 낳는데, 산란된 부위는 팽대해지면서 갈색으로 변합니다. 약 10일이 지나면 부화한 애벌레를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애벌레들은 어린잎을 좋아합니다. 약 30일의 애벌레기간이 지나면 토양 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됩니다. 3세대 유충은 10월 상순에 노숙하여 낙엽 밑이나 흙 속에서 전용상태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에 번데기가 됩니다.
문득 지난 6월 중순에 산철쭉 잎을 갉아먹던 애벌레들이 떠오르는군요.
막 산철쭉을 벗어나려는데 문득 잎에 매달린 애벌레 하나가 눈에 뜨입니다. 몸색이 아직 투명한 것이 부화하여 얼마 되지 않은 듯 합니다.
5월에 화려하게 꽃피웠던 산철쭉은 어느덧 열매를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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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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