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고통스런 삶에 대한 연민과 고마움.. 토산2리 모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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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고통스런 삶에 대한 연민과 고마움.. 토산2리 모자상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9.15 0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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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저희들을 이토록 키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토산2리 모자상

위치 ; 토산2리 427-4 번지의 서쪽 너븐개소공원
유형 ; 기념조형물
시대 ; 대한민국(2002년)

토산2리_너븐개소공원모자상

 

토산2리_모자상

 

4・3사건 당시 토산1리 주민들 157명이 집단학살당한 일과 관련하여 2002년에 토산2리 너븐개소공원에 남편 없이 자식을 키우고 마을을 지켰던 어머니들의 고통스런 삶에 대한 연민과 고마움의 표시로 모자상을 세워 어머니들을 기리고 있다.

이 조각상은 전 남제주군의회 의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승률[당시 69세]씨가 기증한 것이다.(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석상의 하단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어머님! 저희들을 이토록 키워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백성은 수난을 당하는 법! 1948년 4․3사건으로 인하여 토산리 거주 리민은 만18세부터 만40세까지 참혹한 죽음을 당하셨다.

다행히 살아남은 우리의 어머님들은 텅 비어 있는 초가지붕 밑에서 젖먹이 아이! 철없는 어린 자식을 품에 품고 사면이 고요히 잠든 밤하늘의 별과 달을 쳐다보며 몇 년을! 몇 십 년을! 말없이! 우셨는고!

이십대의 젊은 나이였기에 저희들을 버리고 다른 데로 가셔서 행복하게 사실 수도 있었으련만 풀잎에 베일새라 돌부리에 채일새라 금지옥엽으로 우리들을 키우셔서 표선면 제일의 고소득 마을을 만들어낸 역군들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까만 머리 백발로 변하시고 허리 굽고 얼굴에 깊은 골이 패었어도 지난 날을 뒤돌아보시며 한 치도 후회하심이 없이 마디 굵은 손으로 손자를 어루만지시는 자비로우신 어머님을 뵐 때 우리 리민들의 가슴을 적시어드는 이 세상 제일의 어머님이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뜻을 모아 이 모자상을 세웁니다. 2002년 12월 증 김승률〉
《작성 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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