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제주도 토착신 출현 시기 구체화..대포동 본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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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제주도 토착신 출현 시기 구체화..대포동 본향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3.05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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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당과 토산당, 여드렛당은 한 곳에 모여 있어서 3본향이라고 말한다.

대포동 본향당

 

위치 : 서귀포시 대포동 1320번지 일대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유형 ; 민속신앙

 

 

 

 


대포마을에는 당이 여럿 있다. 그 중 본향당과 토산당, 여드렛당은 한 곳에 모여 있어서 3본향이라고 말한다. 3본향 땅은 마을 소유이다. 1320번지에 해당하고 지목상 임야이며 그 면적은 863평이다.

본향당은 이 마을 사람들 모두 다니던 당이다. 현재 당 셋 모두를 모시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 중에 본향만 모시거나 다른 당 하나를 겸하여 모시는 이도 있다. 지금도 타지에 나간 이들 가운데 이 당을 찾는 이가 많다. 마을 부녀들이 1년에 한 차례 정도 청소를 한다.

본향당은 ‘코뜽이루’에 있는 3본향 가운데 맨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웃당’이라고도 한다.
옛날 대포마을 사람들은 중문리 불목당에 다녔다. 그러다가 불목당의 궷돌’하나를 모셔다 놓아 본향을 따로 설립하였다.

이에 따라 달리‘불목당’이라고도 한다. 본초를 언급할 때 ‘어진한집 불목한집...’운운한다고 하는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처음‘불목당’을 옮겨 모신 곳은 길가여서 좋지 않았다.

이에 ‘자장코지’로 옮겼으며, 파도소리가 난다고 하여 뒤에 다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당 옮긴 내력에 대한 전설이 있다.

임씨 할망이 밤에 ‘불목당’에서‘궷돌’을 하나 지어 옮겨 당을 따로 설립하였고, 다시‘자장코지’로 옮길 때도 이 할망이 등짐으로 날랐다는 이야기이다.

당에는 멩실, 백지, 물색 등이 결려 있다. ‘신낭’을 신목으로 삼고 있으며, 그 가지에 각종 당걸이가 걸려 있다. 당걸이가 가는 가지에 걸려 있는 탓으로 가지가 부러지지 않게 줄을 매어 버티어 놓았다. 제단은 돌멩이를 쌓아 마련하였다.

본풀이에는 제일이 정월 보름과 8월 보름이라고 했지만, 현재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날은 이와 다르다. 정월에는 7일, 2월과 6월 동짓달에는 매 7일에 다닌다고 한다. 이 가운데 상달은 6월과 동짓달이다. 정월은 신과세를 위하여 다녀온다.

당에 갈 때는 밤 9시경에 미리 출발해서 당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새벽 1시경에 당으로 간다. 제물로는 메 1그릇, 과일, 제숙, 술, 삶은 계란, 멩실, 백지, 물색 등을 올린다. 해당되는 사람은 여기에 산신메나 용왕메를 더 올린다. 산신메에는 날 제숙(바닷고기)이 따른다.

돼지고기는 철저히 금기하는데. 당에 가기 3일 전부터 정성을 다하여 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동짓달에 갈 때는 보시메 두 그릇, 사발메 한 그릇, 돈 천원을 함께 올린다.

제물 가운데 계란은 어린아이의 허물을 낫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데 소용되는 것이다. 달리 콩을 한줌 가지고 갔다가 뿌리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계란과 같은 의미의 방법인 셈이다.

《본풀이》처음 난지 본관은 을축 삼월 열사흘날 ᄌᆞ시생에 영주할로산 씰거릿낭 된밭디서 아홉 성제 솟아나고 을축 삼월 대보름날 아홉 성제가 할로산 섯덕개에 ᄒᆞᆫ 날 ᄒᆞᆫ 시에 아홉 성제가 산 앞데레 천 근 활에 백 근 쌀에 활을 쏘니, 상가지는 눈미 제석천황 하로백관, 둘채는 난미 제석천황,

셋째는 동홍리 진목데레 활을 쏘니 지산국할로백관, 니채는 서홍리 진목데레 활이 지니 고산국, 다섯채는 호근물 서천밭 하로산 여덟 애기 단ᄆᆞ을청, 여섯채는 하원 울왕국 제석천황, 일곱채는 저 중문이 아방국은 옥황신내 천 근 활에 백 근 쌀을 둘러메고 붕애눈을 ᄇᆞ릅뜨고 삼각소(수염)는 거스리고 범의 가죽 ᄑᆞᆯ친(팔찌거리) 매고 산설(山穴) 잡아 온다.

잡아 저 중문이 무뚱산 가 좌우기철(좌우를 둘러보고 자리잡기 위해 나침반을 놓음)ᄒᆞ니, 개·ᄃᆞᆰ 소리 쿵쿵난다. ᄃᆞ람쥐궤로 준지새, 마니새, 준지남, 상당클도 좋다. ᄃᆞ람쥐궤로 좌정ᄒᆞ신 저 진공하는 진공부인 호년혼배(婚姻婚配)ᄒᆞ였습니다. 백년가약을 ᄒᆞ였더니 외남독녀(무남독녀의 잘못) 이ᄄᆞᆯ애기 솟아나 호적ᄎᆞ지 장적ᄎᆞ지 인물도성ᄎᆞ질 ᄒᆞ였습니다. 제일 정월 보름, 팔월 보름.(대포리 여무 강씨 구송)


《본풀이 연구》본풀이에서 주목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을축 삼월 열사흘날 ᄌᆞ시생에 영주할로산 씰거릿낭 돝이서 아홉 성제 솟아났다고 하는 것은 탐라개국신화(高良夫三姓神話)와 형제수만 다를 뿐 솟아남과 형제관계가 일치한다. 제주도 토착신의 출현 시기가 구체화된 것 가운데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이다.

둘째, 천 근 활에 백 근 쌀에 활을 쏜다는 내용 역시 삼성신화의 활 쏘기와 같고, 배우자를 맞아 혼인하였다는 것도 삼성신화의 혼인과 같다. 활 쏘기의 결과 상가지로부터 차례로 각 마을을 차지하는 신이 되었다는 것도 삼성신화에서 삼을나가 일도, 이도, 삼도를 차지하였다는 것과 일치한다.

셋째, 좌정처는 조천면-성산면-서귀면-중문면까지 이어진다. 제주도내 당신의 계보는 몇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 성산 수산, 애월 수산, 대정 일과리까지 9명의 계보로 이루어진 한라산신계에는 중문 본향당이 포함되는데 대포동 본향당의 계보는 이것이 변형된 것이다. 즉 인근 마을을 중심으로 변형된 것이다.(2001, 『큰갯마을』)
《작성 151211, 보완 1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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