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약효 때문에 야생에서 사라져 가는 박주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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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약효 때문에 야생에서 사라져 가는 박주가리..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3.03.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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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그 많고 흔하던 박주가리는 이젠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을 겪고 난 후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다.

심신을 단련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산과 들을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코로나19’ 이전 제주를 찾은 사람들이 여행 패턴은 자연물 보다 인공으로 잘 가꾸어진 시설들을 많이 찾았는데 팬데믹 이후로는 실내 시설인 인공물보다 실외로 나가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한라산과 오름, 들판과 해안가, 숲길과 곶자왈 등을 찾는 사람들로 휴일이 아닌데도 제주의 들판은 매일 넘쳐나고 있다.

또, 요즘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약재 등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재료들이 시중에 새롭게 쏟아져 나와 음식문화도 다양화되고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약재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정제되고 정형화 된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제나 약재를 시중에서 구입을 해서 사용했다.

지금은 약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직접 산과 들을 누비면서 야생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야생식물들 중 약재가 될 것 같다고 구전으로 알려진 식물들을 직접 채취를 하거나 텃밭 등에 옮겨 재배를 하여 섭취를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요즘 TV 인기 프로그램도 자연과 관련이 있는 프로그램들이 대세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야생식물들을 보면 계절에 따라 다름도 알 수 있다.

봄철에는 고사리, 두릅나무, 엄나무(개두릅), 느릅, 참당귀, 더덕, 둥글래, 땅두릅. 다래, 소나무, 달맞이꽃, 산뽕, 싸리, 칡, 대나무(죽순), 청미래덩굴, 오가피나무, 망초, 도꼬마리, 삽주, 찔레꽃나무, 감잎, 쑥, 냉이, 민들레, 취나물(곰취, 참취, 개미취), 곰보배추, 홋잎나물, 머위, 고들빼기, 씀바귀, 도라지, 돌나물, 돌미나리, 미역취, 비듬나물, 아카시아, 뽕나무, 두충나무, 엉겅퀴, 삼백초, 엄나무, 참나물, 원추리, 잔대, 질경이, 익모초, 달개비, 명아주, 은행나무, 생강나무, 자운영, 꾸찌뽕, 당귀, 달래, 부추, 쇠무릎, 참마, 진달래꽃, 찔레꽃, 토끼풀꽃 등이 채취의 대상이 된다.

 

여름철에는 질경이, 감나무, 등나무나무, 명아주, 삼지구엽초, 보리수, 쇠비름, 우슬, 두릅나무, 생강나무, 인동초, 익모초, 헛개나무, 화살나무, 참빗살나무, 환삼덩쿨, 컴프리, 고삼, 박주가리, 씀바귀, 은행나무, 하늘수박넝쿨, 쥐똥나무, 고욤나무, 엄나무, 다래덩굴, 머루, 질경이, 벚찌, 오디, 인동넝쿨, 개복숭아, 매실, 등나무꽃, 맥문동열매, 산딸기(복분자), 천마, 하수오, 보리수열매, 감꽃, 참앵두, 복숭아, 개복숭아, 아카시아꽃, 다래, 칡꽃, 자두, 창출, 잔대, 도라지, 달맞이꽃, 엉겅퀴, 원추리, 타래난, 어성초, 인진쑥, 솔방울, 박하, 산수국,뫼뿌리, 뽕잎, 두충잎, 고욤잎, 왕고들빼기, 씀바귀, 달맞이꽃, 우슬, 수국, 칡꽃, 꽃사과, 개복숭아, 개머루덩굴, 꾸찌뽕잎, 산초, 연잎, 오동열매, 청머루, 부추꽃, 가지, 장미, 차조기, 하늘수박 등이 채취이 대상이 된다.

가을철에는 박주가리 꽃과 뿌리, 땡감, 감잎, 맨드라미꽃, 달맞이꽃열매, 고욤열매, 수세미열매, 탱자, 배, 오배자, 개다래, 천문동, 제비꽃전초, 망개, 더덕순, 석류, 도라지 , 산수유열매, 돌배, 꽃사과, 민들레뿌리, 둥글레뿌리, 꾸찌뽕열매, 당귀뿌리, 대추, 탱자, 국화, 석류, 노란하늘수박, 엉겅퀴, 하늘타리, 더덕, 모과, 생강, 잔대, 늙은호박, 쑥뿌리, 우슬뿌리, 칡뿌리, 생강, 오가피열매, 야생갓, 케일 등이 채취이 대상이 된다.

 

겨울철에는 유자, 겨우살이, 고욤, 돼지감자 등 이외에도 독성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는 꼭두서니, 담쟁이넝쿨, 짚신나물, 쇠뜨기, 소루쟁이 등이 채취이 대상이 된다.

이러한 야생식물들은 대부분 식재료로 사용이 되지만 일부 식물에는 약효가 입증돼 한약재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식물들에는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야생 식물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야생식물들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에 도움을 주는 한약재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지구에 생물체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맨 먼저 나타난 생명체가 식물들이다.

이때는 곤충이 없어서 씨앗을 옮겨주지 못하기 때문에 식물들은 씨앗을 퍼트리기 위해 바람을 이용했다.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 지구상에 동물들이 생겨나면서 식물들은 화려한 색깔의 꽃과 달콤한 열매로 곤충과 새들을 유혹하여 수분(受粉)을 하고 씨앗을 멀리까지 이동시킬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식물들은 씨앗이 여물기 전에 천적인 곤충이나 새들의 먹이감이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곤충이나 새들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열매를 잎과 같은 녹색으로 위장을 했고 천적(天敵)들의 접근을 막는 방법으로 천적들이 가장 싫어하는 향기와 맛을 만들어냈다.

식물들은 자신의 열매가 완전히 여물어 씨앗을 만들어 낼 때까지는 천적들이 가장 싫어하는 쓰고, 맵고, 떫은 맛 등의 독성물질을 만들어 분비하여 천적들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천적들을 쫒아냈다.

그러나 동물들도 생존을 위해서는 먹어야 하므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식물의 독을 해독시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적응해 왔다.

식물의 독을 해독시키기 위해 동물들이 만든 것이 해독약인 셈이다.

동물들 중에는 식물의 독을 해독시키기 위해 가장 빠르게 진화한 동물이 인간이라고 한다.

인간은 독성을 가지고 있는 식물들을 이용하여 이를 역으로 사용하고 식물의 독을 음식이나 향신료 그리고 약재로 사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봄철 숲으로 가면 강한 냄새를 풍기는 피톤치드(Phytoncide)를 맡을 수 있는데 강한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들이 병원균과 곤충 등 천적을 막기 위한 식물의 방어물질이다.

사람들도 타 동물처럼 처음에는 피톤치드(Phytoncide)를 싫어했다고 한다.

그러다 피톤치드(Phytoncide)가 인간에게 유용한 항균작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낸 후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삼림욕과 치료목적으로 피톤치드(Phytoncide)를 쓰게 됐다.

식물이 생성하는 물질에서 인간은 새로운 걸 알아냈던 것이다.

식물들이 천적을 퇴치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들은 같은 물질로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식물들이 천적을 퇴치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들은 같은 물질로 동전의 앞면과 뒷면과 같은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독이 되는 물질도 아주 작은 양을 제대로 사람들이 섭취를 하면 인체에 좋은 자극을 주어 약이 될 수 있고 아무리 좋은 약도 오남용하면 인체에 큰 해를 입힐 수가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식물들이 천적인 미생물이나 곤충을 죽이려고 내뿜는 독성분을 사람들은 역으로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필요한 약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식물에서 얻은 사람들이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필요한 약을 만드는 약성분을 가지고 있는 식물체를 한약재라고 한다.

한약재(韓藥材)는 한약의 원료가 되는 재료를 말한다.

 

우리나라 약사법에는 한약재를 ‘한약’이라고 칭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약사법상의) 한약을 이용하여 단일제형으로 조제된 의약품을 ‘한약’이라고 칭하므로 ‘한약 대신 한약재’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약재는 약물적 특성과 효능을 이용해서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약재이다.

한약이나 한약제제는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해 조제한 의약품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률상으로 한약재를 합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직종은 약사법상의 약사, 한약사, 한약업사, 의료법상의 한의사가 있다.

한약에는 식물성 약재들이 주를 이루지만 녹용 같은 동물성 약재와 광물성 약재도 더러 있다.

과거의 사람들은 사람의 머리카락에서부터 아궁이 흙에 날다람쥐 똥까지 별의별 것들을 한약재로 생각하고 사용했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한약재도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 가능한 약재나 지나치게 위험한 약재, 멸종위기동물에서 나오는 한약재는 국가적으로 생산 및 유통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도 천연물 중에서 새롭게 한약재로서 가치가 있는 재료들이 발견되고 있어서 사람들이 한약재에 대한 관심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한약재는 자연물이기 때문에 약용 외에도 식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한약재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칭으로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인데 1968년 WHO가 GMP를 제정하고 다음해 각국에 통고하였다. GMP는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 면을 보장하는 기본조건이다.) 제도에 의해 식약처의 엄격한 인증을 받고 생산되고 있다.

한약재는 질병을 치료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잘못 취급하면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식약처에서는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의료용 한약재는 한의원에서만 사용하도록 했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식품용으로 취급하여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게 했다.

시장에서 유통하고 있는 식품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약재 중에는 질이 보장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도 누가 시중에서 판매하거나 산중에서 캔 약재를 먹었더니 병이 나아지고 건강해졌더라고 하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그 약재를 찾아 산과 들을 누빈다.

대부분 식물들의 성분을 보면 식물체는 여러 가지 합성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식물체가 가지고 있는 합성물질 중에는 사람이나 질병에 따라서 약효가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어떤 질병을 앓았는데 어떤 약재를 사용했더니 그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약효가 있다고는 하지만 같은 식물의 약재도 사람에 따라서 또는 질병에 따라서는 병을 고치기도 하지만 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람들은 모든 걸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특정한 사람들이 좋았다는 이야기에 혹해서 너도 나도 약효가 있다는 야생식물을 채취하기 위해서 산야를 해매고 있다.

그 도가 지나치다 보니 약효가 없거나 약효가 있었다는 야생식물과 비슷하게 생겼다면 이 야생식물에도 약효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으로 마구잡이로 야생식물들을 체취하다 보니 한 때는 우리 주변의 산야에서 흔해도 너무 흔해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식물들이 하루아침에 귀한 몸이 되면서 하나둘 들판에서 사라져 갔다.

그러다가 그 식물 모두가 우리 산야에서 사라질 지경에 이르면 환경부에서 그 식물을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에 현재 멸종위기로 지정하여 보호를 하고 있는 식물을 보면 그 식물들이 과거에서 부터 멸종위기 식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야생식물이 재화(財貨)로서 또는 관상용(觀賞用)으로서 또는 약재(藥材)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너도 나도 들판을 헤매면서 무분별하게 그 야생식물을 채취하게 되다 보니 현재는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 된 경우가 있다.

 

사람에 따라 질병에 따라서 한약재의 사용법이 완전히 다르지만 입소문을 듣고 들판에서 채취를 해 온 식물체 모두가 한약재로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오인을 하고 약효가 없는 야생식물인데도 우선 캐오고 보자는 심리로 들판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그 부작용으로 야생식물들이 사라진 곳에는 외래식물들이나 유해식물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사람들이나 새들 곤충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야에서 마구잡이로 채취를 해온 야생식물들 중에는 마트나 시장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는 식재료가 되는 식물들이 있는데 이러한 식재료는 누구나 살 수 있으므로 약재라고 할 수가 없다.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식물에는 한약재로서의 기능보다는 단순히 식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식물 모두가 한약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야생식물들을 마구 캐오기 때문에 야생식물들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람들이 한약재와 식품을 오인하게 하여 그로 인해 생겨나는 오남용에 대한 문제가 국민건강을 위협하게 하고 있다.

굉장한 약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마구 잡이로 캐오는 야생식물 중에 박주가리라는 식물도 있다.

박주가리는 오래전 우리선조들은 박주가리 종자에 붙어 있는 면사상(솜에서 자아낸 실. 무명실. 綿絲狀) 털을 모아서 민초들이 삼베나 명주로 만든 ‘옷’을 장만할 때 솜 대신으로 이용했던 야생식물이다.

박주가리는 우리나라 전국에서 교외로 나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덩굴식물로 둑이나 제방, 밭 언저리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가을부터 초겨울이 되면 박주가리 열매는 반으로 쪼개지면서 열매 속에서 면사상(綿絲狀) 털에 붙은 종자가 나와 바람에 날리는 것이 인상적인 식물이다.

박주가리는 긴 줄기로 자라는 덩굴 식물인데 줄기에 다른 식물체를 감는 덩굴손이나 가시와 같은 특별한 덩굴 수단이 따로 없는 식물이다.

번식은 땅속줄기처럼 보이는 뿌리가 길게 뻗으면서 한 장소에 오래 정착하며 큰 무리를 만들면서 자라는 식물이다.

박주가리에 상처를 입히면 흰색 유액이 나온다.

흰색 유액을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로 삼는 꼬리명주나비와 같은 애벌레는 박주가리 주변에서 서식을 하면서 이 유액이 나오면 자신을 방어하는 물질로 활용하고 있다.

이 유액은 포식자들에게는 식욕을 떨어트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극적인 약성을 가지고 있어서 포식자들에게 심한 구토를 일으키게 한다.

이 유액을 한번 경험한 포식자는 다시는 이 유액 근처에 서식하는 애벌레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게 된다.

꼬리명주나비와 같은 애벌레가 애용하는 박주가리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식물체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박주가리.

박주가리는 박주가리과 박주가리속에 속하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열매의 모양이 박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새박덩굴(새박너출)이라고도 부른다.

박주가리는 양지바르고 건조한 곳인 숲 가장자리, 농촌 들녘, 논밭 근처, 길가, 제방, 하천변, 습지 주변 등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3m정도 자라는 덩굴인데 식물체에 상처를 내면 흰색 유액(식물의 세포 속에 들어 있는 백색 또는 황갈색의 액. 씀바귀·등대풀 등에서 볼 수 있음)이 나오고 뿌리처럼 생긴 땅속줄기는 땅속으로 넓게 뻗으면서 땅속줄기에서 새싹이 나와 번식을 한다.

잎은 마주나는데 긴 심장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한데 잎에는 부드러운 털이 있고 잎 뒷면은 회색 또는 회흑색이다.

 

꽃은 7 ~ 8월경에 줄기의 마디에서 꽃줄기가 나와 여러 개의 꽃들이 뭉쳐서 피는데 꽃의 색은 백색에 가까운 담자색이며 향기가 있다.

뭉쳐서 피는 꽃은 두 종류의 꽃들인 암꽃과 수꽃의 함께 있는 꽃송이가 있는가 하면, 수꽃 기능만 있는 꽃송이도 있는 양성웅화동주형(兩性雄花同株型)으로 암꽃과 수꽃 모두를 갖춘 꽃[짝꽃(兩性花)]을 보면 수꽃이 암꽃보다 작다.

열매는 9~11월에 익는데 길쭉한 박 모양으로 생긴 열매는 껍데기에 티눈 같은 옹두리가 있고 잘 익은 껍질은 배(船) 모양처럼 두 쪽으로 갈라지는데 열매 속에는 면사(綿絲) 같이 생긴 털이 붙어있는 종자들이 가득 들어 있는데 바람을 타게 되면 멀리 날아간다.

늦가을에서 겨울 초입이 되면 열매인 박이 스스로 쪼개지는데 일부이기는 하지만 박이 쪼개지지 않은 열매는 이듬해 가을까지도 박주가리 줄기에 달려 있을 때가 있다.

옛날에는 조상들이 박주가리 종자가 날아가기 전에 이 면사를 모아 겨울을 나기 위한 옷감 보온재로 활용한 기록들이 있는데 종자에 붙어 있는 털은 솜 대신 사용하거나 도장밥과 바늘 쌈지를 만드는데도 사용했다고 한다.

연한 잎은 나물로도 사용을 할 수 있고 잎과 열매는 강장, 강정, 해독에 사용하는 한약재로 사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박주가리는 다른 야생식물에 비해서 약효가 큰 야생식물은 아니다.

그러나 덩굴식물 중에 약효가 강하다고 알려진 한약재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백수오와 덩굴이 있는 식물이라서 약효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박주가리를 캐오는 경우가 있다.

백수오는 백하수오라고도 하는 식물인데 다른 이름으로는 큰조롱(은조롱으로 알려져 있는 식물)이라고 하는 덩굴식물로 산기슭 양지의 풀밭이나 바닷가의 경사지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가을에서 겨울에 걸쳐 뿌리를 수확하여 말린 후 약재로 사용하는 야생식물이다.

적하수오로 알려져 있는 마디풀과의 하수오(Fallopia multiflora (Thunberg) Haraldson)라는 식물도 있는데 이 식물은 백수오와는 아주 다른 약성분을 가진 식물이지만 사람들이 혼동을 하거나 그 식물도 같은 약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캐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 데 하수오는 약재가 백수오에 비길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한약재라고 한다.

한약재로서 백수오는 맛이 달고 약간 쓰며 기운은 약간 따뜻하다(甘微苦微温)고 동의보감에 밝히고 있다.

이 약재는 한의학적인 의미에서 간신(肝腎)을 보충해주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를 좋게 하며 해독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효능을 이용해 간신허증(肝腎虛證), 양위증(陽痿證), 유정(遺精), 요슬산연(腰膝痠軟), 비허불운(脾虛不運), 완복창만(脘腹脹滿), 설사, 나이에 비해 흰 머리가 빨리 날 때, 산후 젖이 부족할 때 등에 활용하는 한약재이다.

사람들은 박주가리도 백수오와 같은 약효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산야를 누비면서 캐오다 보니 들판에 그 많고 흔하던 박주가리는 이젠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다.

박주가리뿐만 아니라 약효가 있다는 야생식물들의 운명은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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