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사회사업의 시초..하모리 천사의집(보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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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사회사업의 시초..하모리 천사의집(보육시설)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6.15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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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사회복지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모리 천사의집(보육시설)

위치 : 대정읍 하모리 1102번지.(신영로36번길 6)
시대 ; 대한민국(1953년)
유형 ; 아동양육시설

하모리_천사의집 모녀상

 

하모리_천사의집

 

천사의 집은 아동양육시설이다. 「아동복지법」 규정에 의해 보호대상아동을 입소시켜 보호, 양육 및 취업훈련, 자립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운영주체는 사회복지법인 천사보육원이다.

천사의 집은 일제강점기부터 인천에서 아동보호시설을 운영하다 1·4 후퇴로 제주에 정착하게 된 김운용에 의해 설립되었다.

김운용 원장은 인천 선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고아 스무 명을 보살피고 있었다. 이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김운용 원장은 ‘사랑의 집’을 별도로 마련하여 전쟁고아 및 일반 고아 70명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한국전쟁 개입으로 1951년 1·4후퇴 때 제주도 성산포로 피난을 오게 되었고, 이때 승선 불가로 어쩔 수 없이 고아 20여명만 데리고 나와 성산포에서 생활을 시작하였다. 성산포 한 할머니의 집에 머무르면서 천사보육원을 이어나갔다.

이어서 김운용씨가 제주도를 일주하며 장소를 물색한 끝에 모슬포에 정착하였다. 당시 육군 제1훈련소가 인근에 있어서 군인들과 일반 주민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어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1953년에는 아동들의 교육 문제로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에 머물며 제주 육군 제1훈련소 장병들의 도움을 받아 약 80평 크기의 돌담집[아동 숙소]을 신축하고 전쟁고아와 일반 고아 120명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아동복지의 산실 천사의 집’ 탄생 배경이다.

‘천사의 집’은 이후 1953년 9월 23일 남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1100번지(지금은 이 번지는 없어짐)에 숙소를 마련하고 전쟁고아 및 일반 고아들을 보호·양육하기 시작하였고, 비록 판자로 얼기설기 지은 집이었지만 보육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전쟁고아 및 4·3 고아, 일반고아들이 모여들어 120명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박희순 원장과 인터뷰했던 고혜경[2006년]의 글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식당에서 남는 이익금으로 6·25전쟁 당시 전쟁 고아들을 입히고 먹이고 하면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제주 성산포로 내려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고, 겉보리와 겉수수, 솔잎 등을 줍고 맷돌질 등을 하면서 비지를 얻어다 먹으며 생활을 하였지요.

수도나 전기도 없던 시절이라 추운 겨울에 많은 분량의 빨래를 리어카에 싣고 시커먼 말똥비누로 빨래를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벼룩이나 이가 왜 그렇게 많던지 저녁에 그것들을 잡곤 했는데…… 당시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자식들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자식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대우하지 않고, 아이들과 똑같은 검정 고무신에 어깨에 책가방을 메고 다니게 했습니다. 병원에도 가기 힘든 시절이라 아픈 아이들을 직접 돌보며 치료하고 아이들의 머리 또한 직접 다 손질해 주었습니다. 당시 외국의 원조가 있던 시절에, 많은 힘은 들었지만, 저희는 외국 원조를 받지 않고 운영해 나갔습니다.〉

1956년 10월에는 재단법인으로 설립 인가를 받아 아동 양육시설로서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당시의 입소 인원은 140명[전쟁 고아 120명, 일반 고아 20명]이었으나, 현재는 그 인원이 크게 줄어 평균 60~70명가량이 입소하고 있다. 1977년 1월에는 사회복지법인 천사보육원으로 인가를 받았다.

1987년 정부지원금 5,900만원과 자체부담금 600만원을 마련하여 1,937㎡부지에 100평 규모의 생활관 1층을 증축하였다. 2000년에는 별관 1,2층을 다시 증축하였으며, 2003년 12월 12만171㎡규모의 생활관이 완공되었다. 2004년 12월에는 본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대정지역아동센터’를 개원하였다. 2007년 7월과 2011년 5월 보건복지부 아동시설 평가 결과 전국 274개 시설 중 A등급에 선정되었다.

천사의 집은 아동양육시설로서 기본적으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들에게 생활보호, 교육보호, 취업 및 학업지도, 직업훈련, 결연사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천사의 집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 및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입소 아동들의 정서함양과 심리안정을 목적으로 첼로·플루트·요들 등의 음악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첼로 교육은 제주시립교향악단 단원이던 김원택씨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적 재능을 키운 아동들은 각종 음악제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고 있다. 특히 입소 아동들로 구성된 ‘작은 알프스’ 요들단은 스위스요들축제위원회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2011년 6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스위스요들축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둘째, 특기적성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입소 아동들에게 수화·태권도·미술·피아노·합기도 등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정서교육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캠프, 체육대회, 공연관람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넷째, 기관 내 놀이 시설을 개방하여 지역사회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로탐색, 직업체험, 품성 및 예절교육, 요리실습 등 퇴소자립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천사의 집은 지역사회 아동 및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시설을 개방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수화교육, 종이접기 등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제거하고 지역사회와의 일체감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퇴소 후 대학생으로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숙사(중간의 집)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초대원장 김운용씨에 이어 1965년부터는 부인인 박희순 여사(1993년 만덕봉사상 수상)가 2대 원장을 맡았고, 2009년 5월부터는 딸인 김성숙씨가 3대 원장을 맡고 있다. 시설의 수용인원은 정원 70명으로 2011년 현재 67명[남 40, 여 27명]의 아동들이 천사의 집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직원 현황은 원장 1명, 생활복지사 1명, 사무국장 1명, 생활지도 과장 1명, 간호사 1명, 영양사 1명, 사무원 1명, 자립 전담요원 1명, 생활 지도원 10명, 취사 1명, 세탁 1명으로 총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천사의 집’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을 시설 내에서 보호함으로써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사업의 시초이다. 따라서 ‘천사의 집’은 제주의 사회복지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집필 강준혁, 제주사회복지신문160701)
《작성 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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