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종달리 만서여불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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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종달리 만서여불턱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07.05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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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가 될 만한 공터나 바위그늘을 이용하는 곳도 있었지만, 돌담 쌓아 불턱 만들었다.

종달리 만서여불턱

위치 ; 종달리 615-15번지의 동쪽 바닷가
시대 : 조선시대
유형 : 어로시설(불턱)

종달리_만서여불턱
종달리_불턱

 

불턱이란 불을 피우는 자리를 뜻하는 제주어이다.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불을 지피던 공간을 말한다. 바닷가 마을 갯가에는 마을마다 불턱이 마련되어 있었다.

바람막이가 될 만한 공터나 바위그늘을 이용해 불을 피우는 곳도 있었지만, 대개 원형 또는 사각형으로 돌담을 쌓아 불턱을 만들었다.

불턱의 안에는 가운데에 돌덩이로 둥글게 불자리를 만들고 담벽에 붙여 사람이 앉을 만한 평평한 돌을 설치한다. 입구는 대개 이중으로 하여 밖에서 직접 안을 볼 수 없게 한다.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지붕은 설치하지 않았다.

해녀들은 불턱에서 물질에 앞서 도구를 챙기고 소중이(물질작업복)를 갈아입고, 작업장에 대한 예비지식과 규칙들을 선배해녀로부터 물려받기도 했다.

물질에서 돌아오면 집에서 가져온 땔감이나 갯가에서 수집한 마른 해조류를 모아 불을 피워 언 몸을 녹이고 때로는 소라 등을 구워 먹으면서 험한 물질의 피로를 풀고,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으며, 젖먹이 어린이가 있을 때에는 큰 아이가 업어온 아기에게 젖을 물리기도 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물질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며, 서로 살피고 도왔던 제주 해녀공동체문화의 상징적인 시설이었으나, 1980년대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힘입어 온수샤워시설을 갖춘 현대식 해녀탈의장이 건립되면서 불턱을 대신함에 따라 불턱은 차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종달리 615-15번지의 동쪽을 만서라고 하며 그 앞쪽 여를 만서여라고 하므로 그곳에 있는 불턱이라서 만서여불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만서여불턱은 원래 모서리를 둥글게 한 직사각형으로 돌을 겹담으로 쌓아 시멘트몰탈로 마감한 모양이었으나 2010년 경 직사각형으로 복원하고 입구에 해녀석상을 세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종달리에는 이 외에도 돌청산불턱, 회길이네못불턱 등이 있다.
《작성 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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