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평평한 현무암 자연석 제단..성읍2리 윤남동산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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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평평한 현무암 자연석 제단..성읍2리 윤남동산쉐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3.10.19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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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소를 잃어버리면 일정한 성소에서 마소를 찾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풍습 생겨

성읍2리 윤남동산쉐당
 

위치 ; 표선면 성읍2리 3036-7번지(성읍2리 회전교차로 서쪽)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유형 ; 민속신앙

성읍2리_윤남동산쉐당 제단
성읍2리_윤남동산쉐당

 

제주도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소와 말을 방목하는 방식으로 사육해 왔다. 그러다 보니 마소를 잃어 버려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마소를 잃어버리면 일정한 성소에서 마소를 찾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성읍2리 윤남동산쉐당도 그 일례이다. 윤남은 윤노리나무의 제주어이다.

윤남동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내려온다.

〈옛날 어떤 사람이 이 길을 지나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비를 피하기 위해 이 언덕바위 밑에 몸을 웅크리고 비를 피하고 있다가 심심해 지팡이로 흙을 짓이기다가 그 흙을 갖고 인형을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비는 그치고, 그 사람은 그곳을 떠나며 인형을 그 자리에 놓고, “너는 여기 앉아 있으면서 말 타고 지나가는 사람 말발을 절게 해서 얻어먹어라”고 망했다.

그 사람은 몇 년 후 그 앞을 다시 지나게 되는데 갑자기 말이 발을 절었다. 웬일인가 하다가 이 사람은 인형을 발견했다. 이 사람은 인형을 들고 “은공도 모르는 놈”이라고 하고는 부셔버렸다.

그랬더니 그 인형의 몸속에서 붉은 피가 흘렀다고 한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그 앞을 지날 때 말에서 내리지 않으면 말발이 절고, 이 당 앞을 지날 때는 당신(堂神)에게 돈을 바쳐야만 말이 무사하다.〉

이 당은 윤남동산당, 윤남동산쉐당, 윤남동산 등으로 불린다. 윤남동산당은 당신의 영험성이 세기로 유명해 조선시대에는 목사(牧使)도 이 당 앞을 지날 때는 말에서 내려 돈을 바치고 걸어갔다고 한다.

먼 길을 갈 때 도시락을 들고 가는 사람들도 이 당 앞에서는 도시락을 열어 음식을 조금 던져 주고 지나가야지 만약 그대로 지나가다가는 흉한 일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현용준, 『제주도전설』, 서문문고, 2002).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돈을 바치는 일은 없지만, 소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기원하는 의례는 1980년대까지 전승되었다. 소를 잃어버린 사람은 ‘윤남동산’의 제단에 제물과 동전을 올리고 절을 한다. 그리고 제물의 일부분을 떼어내 멀리 내던진다.

그러면 까마귀가 날아와 음식물을 주워 먹고 날아간다. 그 까마귀가 날아간 방향으로 따라가면 잃어버린 소를 찾는다고 한다.(표선면 성읍리 문명옥씨(1932년생·남) 증언)(제주도민일보 2011.09.13.)

신위는 한라산신계인 쉐할으방이며 구렁팥(성읍2리)을 중심으로 목축하는 사람들이 신앙민으로서 첫 밭 가는 날과 백중날(음력 7월 14일)에 찾아가서 지전물색을 걸고 메 1기를 올린다.(표선면역사문화지) 그러나 요즘은 다니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꽤 울창하게 자란 윤남(윤노리나무) 앞에 평평한 현무암 자연석이 제단으로 놓여 있다. 2010년대 중반에 커다란 바위를 이용하여 계단처럼 만들었다. 당에는 울타리를 두르지는 않았다.
《작성 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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