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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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
  • 고승완
  • 승인 2012.11.3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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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완 동홍동 주민센터

고승완 동홍동 주민센터

나는 세상에서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인다고 자부한다. 부모님도 라면만큼은 어렸을 때부터 내게 끓여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물은 천박한 과학지식을 지닌 내가 알고 있는 액체 중 가장 극적(劇的)인 액체이다. 끓는점은 100도이다. 99도까지는 절대 끓지 않는다. 꼭 100도가 되어야 끊는다.

 

나는 물의 끓는점을 스프와 야채가루를 면보다 먼저 넣음으로써 끓는점 자체를 높인다. 보다 뜨거워진 물은 면을 급속히 익혀 꼬들꼬들하게 만들어 준다. 간단한 비법이다.

 

1995년부터 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되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제주도는 음식물까지 종량제를 실시하려고 한다.
 

여기서 잠깐. 음식물 쓰레기종량제 시행 이전에, 열일곱 살 먹은 쓰레기종량제는 과연 ‘정착’ 되었을까?

 

동주민센터에서 환경업무를 담당하는 나는 쓰레기불법투기 단속에 적발된 사례를 수십 차례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 99도가 되어 끓기 직전인데 1도가 모자라 끓지 않고 있다. 정착이 완벽하게 되지 않고 있다.
 

최근 도나 시의 공문들을 보면 음식물 쓰레기종량제의 빠르고 성공적인 연착륙(軟着陸)을 위해 홍보에 매진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물론 새로 태어난 자식은 소중하다. 하지만 첫째 아이인 쓰레기 종량제도 그 만큼 소중하다.

 

이에 나는 두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첫째는 음식물 쓰레기종량제 홍보라는 당근과 함께, 쓰레기종량제의 100% 정착을 위한 불법투기 단속이라는 채찍질을 하자는 것이다. 물론 적발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라는 극약처방보다는 계도라는 부분에 많은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는 음식물 쓰레기종량제 조기 정착을 위해 주민뿐 아니라 관내 음식점, 음식물 쓰레기봉투 소매인을 대상으로도 집합교육 내지는 홍보를 하자는 것이다.

 

음식점의 경우 손님에게 잔반남기지 않기, 먹지 않을 반찬을 말해달라고 하는 등의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슈퍼마켓 등 소매인들에게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규격별로 배치해 달라고 미리 독려하여야 한다.

 

항상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다. 즉, 많은 사공들의 노력은 무거운 배도 산으로 옮길 수 있다. 99도의 쓰레기 종량제 “라면”, 이제 막 냄비에 얹은 음식물 쓰레기종량제 “라면”. 사공들이여, 끓여라! 그것도 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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