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함께하는 제주의 ‘수눌음정신’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흔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라는 표현도 남에 말처럼 들렸는데, 옥외광고물을 보면 이 표현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옥외광고물’이라는 표현보다는 ‘간판’이라는 표현이 시민들에게는 더욱 알기 쉬운 표현일 듯한데, 제주의 도심지가 어느 순간 무질서하게 증가하는 간판으로 인해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간판이 무질서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불법간판에 대해 철저한 단속을 요구한다.
하지만, 자신이 실제 자영업을 하게 되면 자기의 간판은 무조건 남들보다 크고 눈에 튀게 설치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며, 불법 간판에 대한 정비 및 규제에 대해서는 ‘남들도 다하는데’라며, 강한 반감을 보인다.
실제 광고주는 옥외광고업자에게 ‘남들 눈에 튀도록’ 간판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정당하게 법령에 맞게 허가나 신고를 받고 설치하도록 하는 옥외광고업자보다는 ‘다들 허가 없이 그냥 설치하니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다’라는 옥외광고업자를 선택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원인에는 그 동안 행정이 단속 인력 부재 등 미온적 대처에 기인한 면이 없지는 않으나, 이미 난립한 간판들 때문에 나만 간판이 작으면 장사가 안 될 거라는 인식과 ‘내 돈 내고 내가 설치하는데’라는 간판에 대한 인식이 전 사회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앞으로 ‘불법, 무질서와의 100일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광고물에 대한 일제 정비 추진은 물론 시민들이 참여하는 캠페인 전개 등을 통해 광고주와 옥외광고업 종사자의 인식 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와 남이 함께하는 로맨스’가 될 수 있는 옥외광고문화 공감대 형성에 노력해 나갈 예정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