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좀 더 기다릴 수 있어요-섬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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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좀 더 기다릴 수 있어요-섬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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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0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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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한라수목원】 좀 더 기다릴 수 있어요-섬다래

 

 

 

​

만목원(덩굴식물원) 언덕에 서서 발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봅니다.

 

커다란 상수리나무가 터줏대감처럼 버티고 서 있는 가운데

 

왼쪽엔 푸른 송악과 모람이 돌무더기 위에 얹혀있고 오른쪽엔

 

불그스름한 빛을 띤 덩굴나무가 지줏대를 의지하고 비스듬히 서 있네요.

 

언제 보아도 정답고 시원한 모습입니다.

 

 

​

이런~ 어수선하지요?

 

잎 다 떨구고 가늘고 굵은 가지들만 구불구불 뒤엉켜 있는 모습이라니!

 

 

​

하지만 유연성 하나는 끝내줍니다.

 

보세요, 춤추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기우뚱거리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려 구불텅 구불텅​

잡고 기대면서 뻗어 오릅니다.

 

 

 

 

​섬다래 Actinidia rufa (Siebold &Zucc.)

 



​

 

줄기는 가로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지네요.

 

다래는 수피가 얇은 조각으로 갈라져 벗겨지고요.

 

 

​옅은 갈색 피목이 줄무늬처럼 박힌 어린가지에는 툭 튀어나온 잎자국이

 

옆 가지를 휘감고 서서 폼을 잽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위아래가 뒤집어진 모습이에요.

 

덩굴이라 아래로 처져 있거든요.

 

​

 

요렇게 세워야 바로 선 거지요.

 

동그란 잎자국 속에 물과 양분을 나르던 관다발자국이 하나로 모여 있네요.

 

짧은 갈색털을 빼곡히 두른 겨울눈은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잎자국 바로 위에 반쯤 묻혀 있어요.

 

 

 

다래나 개다래 등은 겨울눈이 아예 잎자국 바로 위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는답니다.

 

 

​지줏대를 빼면 어떻게 될까요?

 

쓰러질까요?

 

 

​

커다란 상수리나무가 긴 팔을 뻗어 섬다래나무를 어르는 듯합니다.

 

이제 곧 올 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

 

 

 

요 아래 산수유는 ​​벌써 꽃망울을 터뜨리고

 

모과나무에도 물이 올랐단다. 하지만 우린

조금만 더 기다리자꾸나.

 

(글 사진 한라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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