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괘편암(掛鞭岩)과 투갑연(投甲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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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괘편암(掛鞭岩)과 투갑연(投甲淵)
  • 김문형
  • 승인 2016.01.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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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형 제주시 기획예산과 청렴행정팀장

김문형 제주시 기획예산과 청렴행정팀장
괘편암은 ‘채찍 모양이 새겨진 바위’를 이름하며 「투갑연」은 ‘갑옷이 던져진 바다’를 이름한다. 괘편암과 투갑연은 암석과 지명의 유래담이지만 이와 관련된 조선시대 청백리 이약동 목사의 청렴한 행적을 소개하고 귀감을 삼고자 한다.

이약동 목사가 제주목사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의 이야기이다. 재임 기간에 쓰던 관물인 관복이나 물건들을 정리하여 모두 관청에 두고 떠났는데, 말을 타고 나루터까지 오다가 문득 손에 쥐고 있는 말채찍이 관물임을 깨닫고 되돌아가 그 채찍을 성벽 바위에 걸어 놓고 다시 떠났다. 공의 수행원과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데 바다 중간쯤에 이르러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크게 일어 곧 배가 뒤집힐 지경에 이르렀다.

배에 탄 일행은 어쩔 줄을 모르는데, 공은 태연히 “우리 일행 가운데 혹시 섬 물건을 가져오는 사람이 없느냐?”고 물었다. 만약 섬 물건을 가져오다가 여기서 불행한 일이라도 생기면 뒷날 섬사람들이 탐관이라고 죽은 뒤에도 욕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 비장이 아뢰기를, “섬에서 떠나올 때 섬사람들이 금 갑옷 한 벌을 주면서 배를 타기 전에 사또님께 바치면 물리치실 것이니 배에서 내린 다음에 드리라 하여 가져왔습니다.” 하였다. 공은 웃으면서 그 정성은 고맙다 하고 갑옷을 바다에 던지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곧 풍랑이 가라앉고 무사히 바다를 건너왔다.

제주도 사람들은 공의 청백과 선정을 기념하여 성벽에 걸어 둔 말채찍을 그대로 걸어 두고 보존하였더니, 오래되어 썩은지라 그 자리에 채찍 모양을 돌에 새겨 그 바위를 ‘괘편암’이라 부르고, 또 갑옷을 던진 바다를 ‘투갑연’이라 하였다.

‘괘편암과 투갑연’이 지금 어디에 있었는지는 정확이 고증이 되지 않고 있다. 괘편암은 아마 제주성 동문 부근이 아닌가 추측이 되며 투갑연은 험난한 제주해엽 중간쯤이지 않은가 추측을 해본다.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약동 목사의 청백리를 상징하는 ‘괘편암과 투갑연’을 가슴에 새기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하는 것이 나 자신만이 아니라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46만 제주시민을 위한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라고 새해를 다짐하는 1월에 다시 한 번 다짐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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