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어린이집 원장에 '징역형'
상태바
아동 학대 어린이집 원장에 '징역형'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5.12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1세 영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어린이집 원장 A씨는 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당 원장을 고발한 원아의 어머니와 당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해당 어린이 집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가 생후 24개월도 채 안된 어린 아이들이다 보니 피해자 진술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원장을 고발한 원아 어머니와 보육교사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이들의 진술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느냐가 재판의 핵심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보육교사가 자신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서 음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육교사가 "해당 어린이집이 보육교사로서는 첫 직장인만큼,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잘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본인에게 의지했던 아이들이 학대 당할까봐 1년을 버텼다"고 진술한 내용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 4단독(성언주 판사)은 12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강의 수강을 받을 것을 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원아 부모들이 원장의 선처를 바라는 점도 참작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A원장은 2014년 4월 오전 8시경 다른 원아들보다 먼저 등원한 1세 원아를 돌보던 중 교실의 불을 끄고 블라인드가 다 내려진 어두운 방에 원아를 눕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혼자 있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아동은 30분동안 불안과 공포에 떨며 울었으며, 이 행위는 3주 동안 지속됐다.

피해 아동 어머니는 "출근한 보육교사가 이불을 들춰보면 아동은 눈물과 땀범벅이 돼 있었다. 보다못한 보육교사가 원장에게 말을 걸면 '알아서 하라'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원장은 아동에게 "울지마, 뚝해"라며 윽박지르고, 아동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저런 아이 처음 본다.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 니네 엄마 힘들겠다"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또 다른 원아가 입속에 넣은 밥을 손으로 만지는 것을 보고 "뱉지 마, 먹어, 더러워"라고 소리를 지르고, 이에 겁을 먹은 아이가 울면서 입 안의 음식물을 식판에 떨어뜨리자 다시 주워 억지로 먹이기도 했다.

어린이집 조리실에서 간식시간에 만1세 원아가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아의 귀부터 볼까지 뺨이 발갛게 달아오르게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원장은 어린이집 교실에서 또 다른 만1세 원아에게 "미워"라고 소리치며 양볼을 꼬집어 빨갛게 달아오르게 하고 바닥에 눕혀 이불을 원아의 머리끝까지 덮기도 했다. 이 아동 역시 두려움에 떨며 울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성 판사는 대부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어린 아이의 뺨을 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뺨이 빨갛게 달아올라 우는 아이에게 보육교사가 "원장 선생님이 때렸니?"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보육교사가 직접 폭행을 목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황 증거만으로는 유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 판사는 "피고인은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의사표현과 자기 방어를 못하는 생후 21개월, 22개월에 불과한 아동을 상대로 학대행위를 했다"며 "피고인을 믿고 어린이집에 맡긴 부모들에게까지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전직 보육교사가 자신에게 불만을 품었다고 주장한 점, 아동 학대는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정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