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오감 자극하는 숲
상태바
『한라생태숲』 오감 자극하는 숲
  • 한라생태숲
  • 승인 2016.11.18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오감 자극하는 숲  

               

 

 

숫모르숲길 입구에 서 있는 고추나무에 고무베개처럼 부푼 반원형 열매들이 매달려있습니다.

윗부분이 두 갈래로 갈라진 열매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힘없이 몸을 흔들어댑니다.

그러고 보니 갈라진 부분이 벌어져 종자를 떨어뜨린 열매들이 많네요.

고추나무란 잎이 고추의 잎과 닮았다고 하여 얻게 된 이름입니다.

작은 잎이 세 개씩 모여 달리지만 현재 나뭇가지에는 잎이 얼마 남지 않았지요.

 

 

 

 

마른 열매를 매달고 있는 고추나무를 지나 숲으로 들어서다보면 아직 잎을 떨구지 않은 새비나무와 왕쥐똥나무가 보입니다.

 

 

 

 

그 바로 앞에 잎을 모두 떨어뜨린 고추나무가 또 서있는데 재미있게도 노랑하늘타리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여름 이 길을 지나면서 하얗게 꽃피웠던 노랑하늘타리를 보았는지 기억이 확연하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아마 그 때는 숲이 울창했으니 그저 지나쳤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노랑하늘타리는 7-8월에 하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노랗게 익은 열매를 매달고 있지요.

 

 

 

 

기다란 줄기를 고추나무 가지에 걸쳐놓은 노랑하늘타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바로 곁 키 큰 곰솔의 높은 가지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그리고는 고추나무와 곰솔 사이에 길게 걸쳐진 줄기에 아주 많은 열매들을 주렁주렁 매달아놓았습니다.

앞으로 새들에게 좋은 먹을거리가 되겠지요?

그렇잖아도 곰솔 주변으로 많은 새들이 날아듭니다.

 

 

 

 

숲길을 따라 조금 더 안으로 들어서면 노랗게 단풍드는 상산보다도 더 진노랑 빛으로 물들어가는 양치식물이 보입니다.

 

 

 

 

고비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문득 이른 봄 온몸이 하얀 거미줄 같은 털로 둘러싸여 땅바닥에서 봉긋 솟아오르던 고비가 생각이 나는군요.

동그랗게 오므리고 있던 잎이 스르르 펼쳐지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고비는 영양엽과 포자엽으로 나뉘어서 자랍니다.

포자낭군을 매단 잎이 먼저 자라나면 그 뒤를 이어 영양엽이 자라면서 넓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포자가 산포되고 나면 포자엽은 시들어버리고 영양엽만 남게 되지요.

지금 노랗게 물들어가는 것이 영양엽인 것입니다.

양치식물이 단풍드는 모습도 예쁘지요?

 

 

 

 

앞서가는 탐방객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걷다보면 숲을 휘감은 향기, 덤불과 높은 가지를 날아다니는 새들의 지저귐과 바스락 낙엽 밟히는 소리, 손등을 스치는 나뭇잎의 느낌, 고운 빛깔로 익어가는 열매 등 숲의 모든 존재들이 오감을 자극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산책이 피곤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차라리 그 반대라고 할 수 있지요.

숲길 산책은 언제나 커다란 동요 없이도 즐거움에 사로잡힐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게다가 낙엽 밟으며 걸어가는 길에서는 간혹 생뚱맞게 피어난 제비꽃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남산제비꽃이 드문드문 피어났더군요.

남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여 남산제비꽃이라 불리는데 잎이 깃모양으로 깊게 갈라져있습니다.

 

 

 

 

그리고 심심찮게 빨갛게 익은 덩굴용담 열매들이 고개를 내밀어 방긋방긋 인사를 건넵니다.

 

숲 산책이 즐겁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