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괭이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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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괭이머르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1.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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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253.2m 비고: 33m 둘레: 1,646m 면적: 89,301㎡ 형태: 말굽형

 

괭이머르


별칭: 갱이머르 괭이머루. 괭이모루
위치: 구좌읍 송당리 산198번지
표고: 253.2m 비고: 33m 둘레: 1,646m 면적: 89,301㎡ 형태: 말굽형 난이도:☆☆

 

 

오름의 모양새를 두고 고양이를 닮았다 해서 괭이라 했고 이는 고양이의 준말이다.

다르게는 개가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개안이(게+앉다)라고도 하며, 머르(모르. 머루)는 긴 등성이가 있는 산이나 언덕 또는 고객의 꼭대기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제주에서 본향당의 원조인 송당 본향당이 당오름은 송당 마을의 지주라 할 만큼 중요시 여기는 곳이다. 우연일지 모르지만 이 당오름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고양이나 개라고 지칭을 한 갱이머르가 있으며 오른쪽에는 쥐의 머리를 지칭한 서수머르가 있다.

이와 같이 사람들이나 민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동물의 형상을 빗댄 것이 의도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흥미로운 일이라 할 수 있다.

행여 서로 앙숙 관계라 할 고양이와 쥐를 함께 등장을 시킨 것도 무속신앙과 관련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떠한 의미를 부여한 것만은 사실로 여겨진다.

기슭을 따라 삼나무와 비자나무들을 식재해서 다른 잡목들과 함께 숲을 이루고 있으며 등성에는 소나무들도 함께 어우러져 있다.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산 체이며 이 오름의 북동쪽에는 대물동산(오름)이 있는데 두 사이로 벌어진 커다란 굼부리를 확인 할 수가 있다.

 

표고는 253.2m이며 비고(高)가 33m로서 북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산체이다. 구좌 권역 중에서도 송당 지역에는 워낙 걸쭉한 오름들이 많은 때문에 갱이머르나 서수머르를 비롯하여 대물동산 등은 찾는 이들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오름들을 제외하면 동부 지역의 구좌읍 권역은 오름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제주의 전 지역에 고루 분포가 되었지만 동부권의 송당을 중심으로 하는 일대는 즐비하게 오름들이 이어진다.

유명세를 치르고 인기가 있는 오름들도 있지만 비고(高)가 낮거나 허접한 환경으로 인하여 외면 당하는 곳도 있다.

특히나 송당 마을을 중심으로 산재한 오름들 중에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면서 찾는 이들이 적은 곳도 포함이 된다. 동부권 중산간 마을인 송당리에는 해안과 멀리 떨어진 때문인지 '머르'가 붙은 지명이 많다.

머르는 언덕이나 빌레 등 높낮이가 있는 지형을 두고 부르는 명칭인데 이러한 지대가 많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복도머르, 닥머르, 자귀남머르, 동문머르 등 생소한 지명이 있으며 오름 중에는 괭이머르와 서수머르도 포함이 된다. 산 체의 높이나 면적 등을 떠나서 송당리를 수호하는 오름은 당오름이라 할 수 있다.

 

 

 

-갱이머르 탐방기

-마을 길을 지나다 우측으로 진입로가 있다. 입구에 주차장이 있으나 괭이머르 탐방과는 무관한 사유지이다.

이 길은 한때 소로를 정비하여 승마 코스로도 이용이 되었던 곳이며 근년에 ‘소원비는 마을’ 송당 마을 탐방 코스라는 도보여행지가 통과하는 길이기도 하다.

비고(高)가 낮은 데다 빽빽한 숲이 아니라서 웬만한 지점에서 오를 수 있으나 하절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오름의 중앙부를 치고 오르거나 소로의 끝 지점인 삼(사)거리를 초입으로 하면 수월하다.

어느 지점을 초입으로 하던지 백(back)코스를 피하려면 이 방법이 대세이다. 쭉쭉 뻗은 삼나무 옆으로 공간이 있어 오르는데 불편함이 없다.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대의 나무들이 잘린 흔적이 보인다. 친환경 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 매트 조차 없는 자연의 길 그대로이다.

바스락바스락....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이 있어 느낌이 좋다. 오래된 밤송이들이 모여 있다. 고개를 쳐들고 주변을 살피니 밤나무 몇 그루가 보인다.

제주에서 밤나무를 만나는 게 흔하지 않은 점을 생각한다면 특별한 볼거리이다. 딱히 정상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괭이머르의 어깨 주변은 유독 비자나무가 많다.

일부 편백나무와 소나무가 보이지만 대세는 역시 비자나무이다. 하산 역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늘어선 옆을 선택하면 된다.

산 체의 전부를 둘러보기보다는 ㄱ자 형태로​ 탐방을 하는 셈이다. 경사가 있는 능선이지만 하절기가 아니고서는 역시나 자연의 숲길을 지나는 느낌은 좋다.

들머리나 말머리 중 이용하게 되는 지점에 끈이 묶어져 있다. 주변을 살피니 누군가 버린 캔커피 깡통이 보여서 이를 주워서 나무에 매달아 놓았는데 잘 한 일인가 모르겠다.

행여 초행길의 오르미라면 눈치껏 활용을 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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