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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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괴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1.2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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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3.3m 비고: 103m 둘레: 2,600m 면적: 379,587㎡ 형태: 말굽형

 

괴오름

 

별칭: 괴미. 묘악(猫岳). 고미악(古尾岳)

위치: 애월읍 봉성리 산41번지

표고: 653.3m 비고: 103m 둘레: 2,600m 면적: 379,587㎡ 형태: 말굽형 난이도: ☆☆☆

 

 

숲에서 고양이가 소리를 내며 나타난다면.....

 

괴는 고양이를 지칭하는 제주의 옛 방언이다. 특히나 등성을 중심으로 산 체가 나타나면서 등이 굽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묘사를 했는데 일부 오름들의 유래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동물 형상을 빗대어 명칭을 정한 경우에 해당이 된다.

구태여 자세를 논한다면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려는 자세가 어울 릴 것 같다. 고양이오름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멋쩍고 어색했던 모양이다.

한자로는 대역으로 묘악(猫岳)이나 고미악(古尾岳)으로 표기하고 있다. 보통의 오름들과 큰 차이가 없는 데다 명칭과 관련하여 모양새를 찾으려 해도 쉽지가 않다.

어느 방향에서 어떤 모양을 그렸는지 조차 아리송할 뿐이다. 과거의 모습 그대로를 살필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막연하지만 필시 당시에는 이와 관련한 고민을 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지난 1960년대 산림 조림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의 야산과 오름 등에 숙대낭(삼나무)들을 식재했는데 괴오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로 인하여 기슭과 어귀에 삼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며 숲을 이루고 있는데 아마도 이런 연유로 환경의 변화가 이뤄진 때문에 옛 모습과 달라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평화로가 생긴 이후 도로변이나 인근 목초지에서 외형을 어느 정도 살필 수 있지만 고양이의 형상을 그려보기는 애매한 실정이다.

그런 만큼 옛 선인들의 번뜩이는 슬기와 지혜로 정한 명칭을 떠올릴 수 없어서 다소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무엇보다 이 오름과 나란히 이어지는 북도라진(오름)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서 사이좋게 맞닿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위치도 그러하지만 자생하는 식물이나 잡목들의 분포가 비슷하며 산세의 전반적인 상황도 크게 차이가 없다. 등성을 따라 내려간 후 다시 이어지는 모습은 두 형제가 함께 하는 하나의 몸 체로 착각을 하게 만든다.

따라서 괴오름을 만나는 경우 대부분은 북도라진과 함께 탐방을 하게 된다. 또한 건너편의 폭낭오름과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 욕심을 낸다면 함께 연계하는 진행도 바람직하다.

한편, 이 괴오름은 원래의 뜻을 벗어나서 다른 맥락으로는 마치 괴(怪)오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적인 형체를 비롯하여 등성을 중심으로 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남북 방향의 환경이 다르게 나타나는 때문이다.

기이하고 요상한 산 체로 여겨지면서 어딘가 비밀스러운 장소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일부에서 부르는 변음으로 궤오름이라고도 하니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산 체에 관한 내용 중에 궤오름으로 표기를 한 것도 있는데 여기서 궤는 고양이가 아닌 동굴 같은 바위체를 뜻하고 있다.

따라서 외형상의 동물 모습을 연상하여 붙은 건지 오름 어딘가에 바위그늘이라 부르는 동굴이 있어서 따른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서부권에 별도의 궷물오름이 있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하여 구태여 궤가 아닌 괴오름으로 정착이 된 것으로 추측을 해 볼 수도 있기는 하나 정확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다.

평화로에서 바라보는 모습에서 북쪽은 삼나무를 비롯하여 자연림으로 우겨져 있고 반대편인 남쪽은 소나무들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덤불과 키가 작은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서 진입 시 어려움이 따를 정도이다.

괴오름의 형태는 말굽형이며 동서로 이어지는 등성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펼쳐져 있다. 진행 과정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하지만 슬기라는 무기와 지혜라는 도우미를 활용한다면 탐방의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있는 오름이다.

함께 연계하여 이동하는 동안은 잘 숙성이 된 묵은지나 청국장의 깊은 맛도 느낄 수 있다.이 트리오를 만나는 과정은 보통 북돌아진을 선두로 하는 것이 탐방의 묘미가 있다.

평화로 목장을 거쳐 곧바로 괴오름을 치고 오를 경우 북돌아진으로 이어가는 데는 별문제가 없지만 폭낭오름의 시기와 질투가 심할 거다.

특히나 전진형으로 선택을 한다면 사전에 숙지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아덴힐cc 위쪽 도로변의 목장을 초입으로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폭낭오름을 먼저 만나게 된다.구태여 최선의 방법을 논한다면 일행들과 함께하며 평화로와 아덴힐 근처 양 방향 주차를 하는 것이다.

어차피 이 세 오름을 혼자 탐방하는 것은 안전에도 문제가 있으며 여러 면에서 무리가 따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더불어 함께 하는 탐방이 좋다는 뜻이다.

 

 

 

- 괴오름 탐방기

-북도라진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괴오름으로 이어갔다.두 산 체 등성의 생태는 비슷한 양상이며 우선 잡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때문에 진입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그나마 겨우내의 막바지라 이 정도이지만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는 접근이 더 어려워진다. 일전에도 익은 계절에 찾았다가 진입 과정에서 애를 먹었고 옷이 찢어진 적이 있다.

어쩌면 이들 두 오름은 차라리 겨울을 전후한 시기가 적당하다고나 할까.아직 봄이 완연하게 열리지 않았지만 이동하는 내내 곳곳에서 봄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산 체의 허리를 따라 이동을 하는 동안 복수초가 군락을 이룬 모습들이 확인되었다. 떨어진 낙엽들이 소복하게 쌓였는데 이런 환경을 살포시 헤치고 나온 모습들이 앙증맞게 보였다.

머지않아서 초록의 잎새까지 내밀어 준다면 더한 볼품이 있을 거란 생각에 다소 이른 시기에 찾았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움도 따랐다.

수줍음을 머금은 채 노랗게 돋아난 꽃망울이 부르길래 기꺼이 응하며 허리를 굽혔다가 아예 털썩 무릎을 꿇었다.

북도라진과 폭낭오름으로 이어지는 1막 3장의 여정이라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았지만 쉬어가는 핑곗거리로 이보다 좋은 조건이 또 있겠는가.

여느 인기 오름들에 비하여 찾는 이들은 적지만 그만큼 자연미는 더 느끼게 된다. 괴오름을 내려오면 초지와 목장이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지나온 곳을 바라보고 앞으로 만날 오름을 바라보는 것은 필수 과정이 되었다. 이어서 트리오 중 마지막 남은 폭낭오름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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