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다래오름(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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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다래오름(중문)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5.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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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983.8m 비고: 64m 둘레: 1,305m 면적: 128,686㎡ 형태: 말굽형

 

다래오름(중문)

별칭: 도래오름

위치: 중문동 산 1번지

표고: 983.8m 비고: 64m 둘레: 1,305m 면적: 128,686㎡ 형태: 말굽형 난이도: ☆☆

 

 

 

다래낭이 있던 자리에는 굴거리나무와 잡목들이 차지했고 조릿대가 무성한...

 

과거 이 오름에 다래낭이 많이 있었다고 해서 다래오름이라 하였고 ‘낭’은 제주 방언으로서 나무를 말한다. 다른 맥락으로는 높고 고귀한(山)을 뜻하는 고구려어(語)의 달(다래. 달이)과 오름을 합쳐서 불렀다는 내용도 전해지고 있기는 하나 현장 상황이나 입지 등을 고려할 때 다소 석연치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제주의 오름들 중 다래(도래)라고 부르는 곳은 이곳 중문 외에 어음리와 감산리 등 세 곳이 있는데 비슷한 맥락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산 체의 입지나 환경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와 중문을 잇는 제2횡단도로인 1100도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깊은 숲을 이룬 채 봉우리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산 체의 특성이 잘 살아났겠지만 지금은 도로의 삼거리를 지키는 파수병이 된 상태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에 포함이 된지도 오래되었고 이렇다 할 변화의 정도를 잘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다래낭을 만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굴거리나무를 비롯하여 참나무 류와 다른 잡목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식생의 변화는 심하게 이뤄진 모양이다.

현재까지 중문의 다래오름은 한라산국립공원에 속하므로 출입에 제한이 따른다.이곳을 도래오름으로도 부르는 데는 오르미들이 동명의 오름과 구분을 하기 위함도 있지만 제주 고유의 발음으로 풀이를 해도 될 것 같다.

 

 

-다래오름 탐방기-

 

영실 삼거리에서 산체가 뚜렷하게 보인다. 국공지역인 만큼 산책로는 없는 게 당연하지만 이미 발을 디딘 자들이 표식을 해뒀다. 구태여 붉은색 라커 페인트를 칠하지 않아도 되련만 이 정도를 두고서 왜 부질없는 행위를 한 건지 한편으로는 한심스러웠다.

통제구역인 만큼 사전 신고와 허락을 받은 취재팀에 합류를 하여 탐방의 기회가 주어졌다. 영실 입구로 조금 지나다가 적당한 곳을 선택하여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가을의 뒤안길에서 만난 도래의 허리는 깊은 숲을 이루고 있었다. 행여 다래낭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그것은 바램일 뿐이었고 다른 잡목들이 기슭과 등성을 차지하고 있었다.

낙엽을 떠나보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덕에 가을 하늘을 함께 볼 수가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초록의 물결을 선보이며 싱그럽게 맞아준 것은 굴거리나무들이었다. 행여 이 무리들이 다래낭을 내쫓았을까. 허리를 지나 어깨에 오르니 조릿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빽빽하게 장악을 한 이상 다른 식물들이 살아가기엔 어림도 없다.

까마귀 노는데 백로야 가지 말고 조릿대 군락을 이룬데 다른 식물들은 가지 말지어다. 간다 한들 어차피 뿌리를 내릴 수 없을 테니까..... 비고(高) 64m인 서향(西)의 말굽형 화산체이나 이 역시 구분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정상부에 올라도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때문에 사방을 전망할 틈이 없으며 별다른 특징도 없었다.

 

그나마 등성을 따라 조금 이동을 하니 나무 가지 사이로 언뜻 산체가 보여서 확인을 하니 볼레오름이다. 제주 4.3의 아픔을 거둬들인 착한 오름이기도 하다. 역시나 국공 지역내에 위치하지만 바라보기만 해도 아픔과 슬픔이 떠오르는 오름이기도 하다.

오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을 때 동광 드넓궤와 함께 저곳도 담았으면 좋았으련만............ 그저 평범하다 못해 허접한 산 체이지만 그래도 국공 내의 오름인지라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한 과정은 하산 시에도 포함을 했는데 올라왔던 방향을 버리고 애써 비 탐방로를 통하여 다른 곳으로 내려가는 것을 택했다.

기대에 못 미친 정상부의 현장을 생각하니 실망이 컸지만 정복의 의미는 충분했다. 길지는 않지만 양 방향으로 이어지는 등성을 따라 이동을 했어도 도래를 향한 애정이나 감동을 줄만한 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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