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주택,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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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주택,멀리 있지 않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09.07.19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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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 감독이 만든 '물고기 카페'에 가 보니 ...

 

 

친환경주택 하면 멀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러나 자연과 조화를 이룬 친환경주택이 만들어진 모습을 보면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도 않는다.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와  '서울예수'  '거짓말' 등  너무나 유명한 장선우 감독이 사는 대평포구 마을에서 만난 '물고기 카페'는 자연과 조화를 이뤄 사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잘 보여준다.

물고기 카페는 그저 허름한 시골집 그대로의 모습이다.

카페를 만들기 위해 문을 새로 내고 창문만 새로운 것을 갖다 덧붙였을 뿐 예전에 살던 집 모습을 그대로 살려 놓았다.

집 외벽도 그대로이고 돌담도 그냥 놓아 두었다.

단지 몇가지만 새롭게 했을 뿐이지만 허름한 시골집 그대로를 살려서 전혀 다른 집을 만들어 놓았다.

자연과 거스른 흔적이 전혀 없다.

있는 자원을 부수고 없애서 새로운 건물을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장선우감독의 물고기 카페는 환경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안에 앉으면 보이는 바다와 화려하지 않은 겉모습.

겉의 생김새는 시골집일 뿐이지만 안은 도시의 품격이 느껴지는 자연친화적인 카페 하나가 새로운 친환경 주택의 의미를 잘 전해주고 있다.

(다음 글은 블로그에서 소개된 물고기 카페를 소개한 내용을 전재하는 것이다. 필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출처를 밝혀 옮겨놓는 내용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재한다)

 

 

아름다운 대평마을의 폐허, 카페 물고기로 다시 태어나다


고흐에게 아를이 있고, 박인환에게는 명동이 있었듯이 사람을 매료시키는 마을 하나쯤은 있기 마련인가 보다. 왠지 편안하고 기분이 좋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 그곳이 내게는 제주도의 대평 마을이다.

바닷가 바로 앞쪽에 자리 잡았지만 어촌 냄새를 풍기지 않는, 세련되진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곳. 사람 키보다 낮은 돌담길을 거닐다 물고기 그림이 그려진 예쁜 집을 발견했다. 뒷모습은 그저 평범한 집이었는데, 앞으로 돌아가니 통유리로 된 아담한 카페다.

주저없이 들어간 그곳은 장선우 감독과 그의 아내 이혜영 씨가 내려와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진 카페 물고기였다. 신제주와 대평리라는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이 카페를 자주 찾은 이유는 대평 마을처럼 아늑한, '느림'이라는 시간에 어울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카페에 갈 때마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장선우 감독을 발견했지만 뭔지 모를 부끄러움에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작정하고 찾아간 날, 집에 들어간 장 감독님을 뒤로 하고 이혜영 사장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에는 언제 내려오셨어요?


4년 돼가요. 2005년도에 내려왔거든요. 제주도를 좋아하는데, 특히 서귀포를 좋아해요. 대평 마을에 와 살게 된 것도 근처 산에 올라갔었는데, 내려다 본 마을이 너무 예쁜 거에요. 그래서 '여기서 살자'했죠.(웃음) 촬영 때문에 제주에 참 자주 왔었는데, 여태껏 왜 이 마을을 못봤나 모르겠어요.

카페도 그렇게 갑작스럽게 여신 건가요?


쉬고 싶어서 내려온 제주도니까 딱히 뭘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바닷가로 산책 나갔다가 폐허로 방치된 이 집을 보게 된 거죠. 지금 저희가 사는 집도 80년 넘은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 했거든요. 그래서 이 집도 조금만 고쳐서 카페를 차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카페하자'고 했죠.(웃음) 이 집을 발견한 건 횡재라고 생각해요

즉흥적으로 카페가 탄생했네요. 어떤 컨셉을 정하고 꾸미신 건가요?


그냥 만들었어요(웃음) 제주도에 살자니 손님들이 많이 내려와요. 감독님이 사람들 만나면 집으로 초대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렇게 3년을 하니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카페 처럼 정리된 공간이 있으면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찰나에 이 집을 발견한 거죠. 이 빈집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폐허로 버려지다시피 했던 곳이라 들었는데, 리모델링은 직접하셨나요?


집 리모델링 할 때 너무 힘들어서 처음엔 맡기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집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치고 싶은데, 일을 맡으셨던 분은 자꾸 세련된 카페를 만들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직접 목공예 교실도 다니고 하면서 고쳐 나갔어요.

카페 이름이 참 좋은데, 특별한 뜻이 담긴 건지


감독님이 예전부터 영화 안하면 바닷가에서 횟집 한다는 얘기 자주 했어요. 그런데 낚시도 안하시고, 막상 하려니 횟집은 엄두가 안나고. 그래서 이름이라도 물고기로 짓자하게 된거죠. 사실 원래 이름은 올레를 헤엄치는 물고기였어요.

그런데 저희가 물고기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한 변시지 선생님께서 올레를 헤엄치는 물고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고하셔서 물고기로 정했어요. 변시지 선생님도 원래 물고기 그림을 그리시는 분은 아니신데,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시고 이름도 정리해주셨죠.

선생님 얘기 듣길 잘한 것 같네요. 물고기라는 이름 참 좋아요. 카페에서 자신 있는 메뉴는 뭔가요?


음~. 다 좋은데. (웃음) 브런치세트는 그냥 우리가 평소에 먹는 아침 메뉴였어요. 카페 임시 오픈을 했을 때 아침을 먹고 있었는데 그 때 오신 손님이 맛있겠다고 해서 메뉴로 넣었어요. 여행 가면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점을 먹곤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서울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좋아해요. 어떤 분은 제주시에 숙소가 있었는데도 3일 내내 오셔서 브런치세트는 먹고 가겼어요. 그 분이 한의사시라는데 미원 들어가는 음식을 못먹는대요. 그런데 저희는 밭에서 직접 기른 샐러드랑 직접 담근 감귤잼으로 만드니까 싱싱하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가실 땐 진맥도 해주시고, 먹어야 할 약재도 알려주셨어요. 카페를 하니까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아 좋아요. 왜 소설 속에나 나올 것 같은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동네 분들도 그렇고, 정말 삶이 다양해서 재밌어요(웃음)


동네 사람들과는 잘 지내세요? 시내도 아니고 육지 사람들(제주 사람들은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은 육지 사람, 또는 육지것이라고 부른다^^)이 내려와 살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니요. 동네분들이 너무 좋고, 잘해주세요. 카페 고칠 때도 많이 도와주시고, 저기 감물 방석도 동네 분이 만들어 주신 거고요. 귤, 마늘, 소라, 시금치, 버섯 등등 철에 맞는 음식들을 다 가져다주세요. 그래서 카페 Special thanks에도 동네 분들 이름을 넣었어요. 아마도 다 쓰러져가는 집을 고쳐서 사니까 불쌍하게 생각하셨나봐요.(웃음)

(카페 물고기의 감귤 쥬스는 대평리에서 난 귤을 갈아서 만든 특제 메뉴이다. 대평리의 귤은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감귤 중에서도 일품으로 친다고 한다. )

대평리 감귤 맛있는 거 아시죠? 와인을 보면 프랑스에서도 어느 지방, 어느 집의 어느 밭에서 포도를 땄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잖아요. 여기서 살다보니 음식도 그래요. 누구네 밭에 뭐가 맛있는지 언제쯤 먹을 때가 됐는지 다 알게 돼요.(웃음)


카페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간단할 줄 알았는데, 오픈하는 날은 가슴이 콩닥콩닥했어요. 사람이 밖에 서 있으면, 여기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하나 막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고요. 가격 책정도 너무 어려웠는데, 오히려 오신 손님들이 서울이나 서귀포의 카페들 가격고 비교하면서 평균적인 가격을 제시해주고 하셨어요.

제주의 삶은 어떠세요?


잘 맞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우울증 안 걸리는지, 외롭지 않는지 묻곤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사실 서울에서의 삶이 더 외롭지 않나요?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혼자 있을 때 외로운 거지. 서울 살 때가 더 외로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주에 내려오니까 평소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더 자주 봐요.

제주에서 나만의 보물 창고를 꼽자면?


여기? 대평리가 좋아요. 이 앞 바닷가도 좋고. 서귀포 일대가 다 좋은 것 같아요. 카페 열기 전에는 미루나무나 로즈마린에 자주 갔어요.

이름 때문인지 카페 곳곳을 각종 물고기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나씩 짚으며 이건 어디서 난거냐고 물었는데, 구입한 제품이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카페를 다녀간 손님들이 물고기와 관련된 소품이나 그림들을 선물해 그것들로 카페를 꾸미고 있었다. 입구에 놓인 작은 칠판에도 동네 꼬마가 그려놓고 갔다는 장난스러운 물고기가 그려져있다.

책장 한쪽에 놓여진 나무 물고기에는 특이하게 '나쁜 남자'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저건 김기덕 감독 영화 제목인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김기덕 감독이 놀러와 30분만에 뚝딱 만들어주고 갔단다. 그 소품 때문인지 나쁜 남자가 장선우 감독의 영화라고 착각하거는 사람들도 많다고.

그래서 카페 물고기는 아직 미완성이다. 남은 공간엔 또 다른 누군가의 물고기가 들어설 지도 모르는 넓은 곳이니까. 집으로 돌아와 물고기가 없는지 샅샅이 뒤지며 나 역시 카페 물고기의 한켠을 차지하는 꿈을 꿔 본다.


뱀발 하나. 카페 물고기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메뉴는 질 좋은 대평리 감귤을 직접 갈아 만든 감귤쥬스와 늦은 아침과 이른 점심을 충분히 해결할 브런치세트. 오래 오래 앉아 있고 싶다면 리필이 가능한 커피와 차 종류를 추천한다.

뱀발 둘. 바다가 바로 내다 보이는 곳이지만 가장 전망이 좋은 자리는 출입구 오른편에 있는 작은 방이다. 날씨가 좋다면 야외 테라스도 좋겠다.

뱀발 셋. 찾아가는 길은 안덕계곡 바로 옆 대평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쭉~ 내려간다. 그렇게 내려가면 청소년 수련장을 지나 막다른 길에 삼거리 슈퍼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쭉 걸어 들어가면 물고기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 표지판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카페 물고기'나 '대평삼거리슈퍼'를 찾으면 된다.


(출처=제주, 느리게 걷기/다시 오쿠다양(블로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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