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대나오름 (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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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대나오름 (족은)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0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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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6.7m 비고:120m 둘레:2,325m 면적:305,719㎡ 형태:말굽형

 

대나오름 (족은)

별칭: 절물오름. 족은절물. 족은대나. 단하악소봉(丹霞岳小峰. 족은 붉은노을)

위치: 제주시 봉개동 산 78-1번지

표고: 656.7m 비고:120m 둘레:2,325m 면적:305,719㎡ 형태:말굽형 난이도:☆☆☆

 

 

 

형(兄)의 기세에 견줄만하면서 깊은 숲을 이뤄 노출을 거부하는 산 체...

 

제주의 절물자연휴양림이 많이 알려졌듯이 이곳에 있는 절물오름은 아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여행 중에 휴양림과 더불어 이 오름을 올랐었다 할지라도 불쑥 대나오름이 어디냐고 물으면 모를 경우가 있다. 바로 절물오름이 대나오름이며 휴양림과 함께하는 곳은 큰 대나이고 그 옆으로 족은 대나가 위치하고 있다.  

대나오름보다는 족은 절물로 더 알려져 있으며 옆의 절물오름(큰)에 견주어 족은(작은.小)절물이라고 부른다. 오름 기슭에 절이 있으며 약수터와 연못 등 물이 있는 것에 연유하여 절물이라고 하였으며 한자로 사악(寺岳)으로 표기를 하나 잘 쓰지는 않는 편이다.

이곳 절의 창건 시기나 소실 과정 등에 관한 내용은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데, 오름 기슭이면서 절물자연휴양림 내에 1965년에 창건된 자그마한 사찰인 약수암이 있으나 절물의 유래와는 다른 사찰이다. 족은 대나 외에 단하악소봉(丹霞岳小峰)으로도 표기가 되었지만 뜻풀이와는 다소 애매한 상황이며 어떤 연유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절물자연휴양림이 생긴 이후부터는 대부분 절물오름이라 하고 있으며 큰, 족은절물로 구분을 하고 있는데 큰 절물로 인하여 족은 절물의 존재는 다소 처지는 편이다. 그러나 비고(高)와 면적이 말해주듯 결코 작은 산 체는 아니며 큰 절물의 정상에서 바라보면 마치 하나의 능선이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기슭과 정상부에 이르는 전 사면에 잡목들이 울창하여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외부를 바라보는 전망의 정도 역시 약한 편이다. 큰 절물의 산책로가 잘 정비가 된 것에 비하여 족은 절물은 진입 과정이나 현장의 환경 역시 탐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옛 문헌이나 지도에는 큰. 족은 대나오름으로 각각 표기가 되었고 한자로 단하악(丹霞岳)으로 표기를 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과거의 모습을 그려볼 수가 있다. 숲이 우거지고 붉게 단풍이 물든 모습을 극찬했거나 그곳에서 사색을 하거나 즐기기에 적당했던 점을 추상할 수가 있다.

 

하지만 문헌에도 그 뜻에 관하여 서술이 된 이렇다 할 내용은 없다. 큰 대나에 비하여 족은 대나는 출입에 문제가 따르며 여행객들의 입장에서는 산 체를 전망하는 것이 전부가 된다. 탐방로와 전망대가 잘 구성이 된 큰 대나에 오르면 확인이 되지만 직접 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과거에는 쉽게 접근이 가능했고 탐방의 제한이 없었지만 근년에 도로변 출입을 차단하는 철망이 만들어 졌다. 또한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민오름이나 큰 절물에서 이어가는 탐방을 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구태여 출입을 할 경우 너나들이길을 따라가다가 진입을 해야 하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탐방의 묘미가 적기 때문에 포기를 하는 것이 좋다.

등성 어느 방향을 살펴도 숲이 우거진 때문에 외부의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사람들이 드나들던 족적들도 대부분 사라졌으며 그 자리는 덤불과 잡목들이 빽빽하게 차지하고 있다. 정상부와 기슭에 몇 기의 묘가 있어서 벌초 등과 관련하여 관계되는 후손들이 찾는 게 전부인 실정이다.

절물휴양림에는 여러 산책로가 있다. 기존의 휴양림 산책로 외에 장생이숲길을 비롯하여 생이소리길과 너나들이길이 있으며,근년에 개통이 된 숫모르 편백숲길 역시 절물휴양림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실상 큰 대나오름을 비롯하여 절물휴양림의 일부는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너나들이길이 생겨나면서 오름 기슭이 파헤쳐지고 산책로의 구성으로 변화가 많이 이뤄진 상태이다. 걷고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은데도 꼭 그렇게 추가적인 변화를 줘야 했는지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큰 대나에 비하여 탐방의 제한이 이뤄지는 족은 대나로서는 점차 자연 미가 더 살아나고 있는 상태이다. 볼품이나 탐방의 묘미는 떨어지지만 출입을 거부하면서라도 숨은 오름으로서의 가치가 빛나기를 희망해본다. 

 

 

 


-족은 대나 탐방기-

과거에는 이웃인 민오름을 거쳐 쉽게 이어가기를 했던 족은 대나인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너나들이길을 이용하면 좀 더 수월하겠지만 나올 때 이 방향을 선택하고 전진형으로 진행을 하였으며, 도로변에 철조망으로 가려진 상태라 어렵게 넘은 후 기슭을 따라 올랐다.

이렇다 할 산책로가 없는 데다 사람들의 출입이 뜸해진 때문에 길의 흔적조차 사라졌다. 한편으로는 자연 미가 더해지는 현장이기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름의 끝 무렵이지만 상산나무는 아직도 그 독특한 향을 발산하고 있었다.

자생력이 강하고 내성이 튼튼한 데다 번식력 또한 좋기 때문에 출입 제한을 틈타서 숲의 한 공간을 번창시켰는데 그래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수풀과 덤불을 헤치고 오르다 보니 길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정상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일부 구간만 나타났다.

어차피 정해진 루트를 따라 오르지 않는 상황인지라 별 상관은 없었다. 허리를 지나 어깨​에 오르니 비로소 과거 탐방의 흔적들이 보였는데 이 역시 드문드문 보일 뿐이고 뚜렷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여름의 아침은 숲을 촉촉하게 적셔 놓은 상태인지라 이미 바지의 일부와 등반화는 젖은 상황이었다.

빽빽한 숲을 헤치고 전진을 한 후 마침내 비고(高)점을 찾았다. 여느 오름 같으면 정상에서 실컷 전망이라도 기대 하련만 애초부터 그런 생각을 버렸기 때문에 서운함은 덜 했다. 뒤꿈치를 들고 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붙잡아 바라봤지만 허사였다. 현장 상황도 남의 편인데다 잔뜩 흐린 날씨와 안개는 실낱같은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안개 구경하러 왔던가!!! 등성의 일부를 헤매다 묘 몇 기를 발견했는데 일부는 산담까지 정교하게 쌓아져 있었다. 마무리는 다행히도 너나들이길의 데크 방향을 택했다. 이후 절물자연휴양림 입구로 나왔는데 입장료 없이 쓰윽 들어갔다 나온 꼴이다. 날씨가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따랐지만 깊은 숲으로 변한 족은 대나의 현장을 살피는 데는 더러 운치와 느낌이 좋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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