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파괴, 마이너스 효과로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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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파괴, 마이너스 효과로서 나타나”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8.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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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나 생물 다양성의 보전에 있어 중요한 환경’

숨은물뱅듸
동백동산 습지
습지 생태계의 기능은 인간 사회를 형성하는데 그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자원도 인간 사회에 각종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경제적으로 발전된 국가도 그만큼 직접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는 해도 다양한 형태로 습지의 기능을 이용, 자원을 향유하고 있으며, 어느 사회에서도 습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사회에 생물자원이 커다란 경제 가치를 가지는 것은 습지가 많은 야생생물의 생활을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낼 수 있다. 습지를 파괴하는 개발에 있어서는 마이너스 효과로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종이나 생물 다양성의 보전에 있어서도 습지는 매우 중요한 환경이며,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불가결한 것이어서 습지를 동반한 환경에는 많은 생물이 보이며, 어류 등 수생 생물은 물론이고 물새 등 육지생물도 습지에 적응해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구지역은 풍부한 영양이 하천이나 주변 식생이나 바다로부터 모여 식생이 동물의 서식처나 피난 장소가 되는 물리적인 기능을 동반하고, 야생생물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생식 환경이 형성된다.

습지는 도요새, 물떼새류나 오리류 따위의 이동을 하는 물새에 있어서는 이동 도중의 채식지나 휴식지로 이용하는 생식지의 일부로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습지가 인간 사회에 있어서 그 가치는 기능이나 생물 다양성 등 간접적인 것과 소비해 이익을 얻는 자원을 생산하는 장으로서의 직접적인 것이 있다.

먼물깍
물장오리
습지 기능은 물이 습지에서 지하수층으로 이동할 때 폐액이나 불용성 물질 등이 여과된다. 이 물은 우물을 만듦으로써 음료수, 농업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직접 이용된다.

연안에서는 지하수층으로 염수의 유입을 막고 있으며, 지하수로 이동된 물은 다시 습지로 유출되어 표면수가 되어 그 습지가 유지된다.

대부분의 자연 습지는 가장 철저한 농업 시스템조차 미치지 않을 정도로, 장기적으로 안정된 생산적인 에코시스템의 하나이며, 단위 면적당의 생물 생산량이 매우 높은 것이 많다.

습지 생태계 자체도 야생생물도 관광자원이 되어 하드와칭, 자연사진 촬영, 수영, 뱃놀이 등 많은 목적으로 이용돼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관광의 트렌드는 대규모로 개발된 관광지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과 생태, 문화 등을 체험하는 생태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연과학분야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하고 람사르 습지도 여러 군데 있는 제주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제주시 조천읍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람사르 습지도시'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세계적인 습지 생태 관광지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습지는 다량의 토양 수분을 포함하는 땅으로 담수·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제주도는 습지의 천국이다. 해안가에서 시작하여 한라산의 백록담까지 다양한 습지가 산재해 있다. 산정호수, 염습지, 건습지 등 생성 원인이나 형태도 다양하다.

습지는 생태계에 다양한 역할을 한다. 홍수나 폭풍이 일어나면 비를 모아두는 저수지 역할을 하고, 늪의 식물들이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서 하천의 물높이가 급하게 변하지 않도록 막아 홍수 피해를 줄여준다.

또한 ‘자연의 콩팥’이라 불릴 만큼 각종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여 소규모 생활 폐수 처리장을 대신한다. 습지에는 풍부한 영양분이 저장돼 있다. 여러 종류의 물고기나 새들이 번식하기에 좋고 식물이 자라는 데에도 적합하다.

습지에는 이러한 생태계적 가치뿐 아니라 기능적·문화적인 가치도 있다. 과거부터 목축업이 성행한 중산간 지역의 습지는 우마의 방목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마을을 따라 형성된 습지는 매우 소중한 자연자원일 뿐만 아니라 설촌 유래나 민간 설화 및 전설의 모태가 되기도 했기 때문에 문화자원으로서도 가치가 높다. 제주만의 독특한 전설을 간직한 습지는 예로부터 신성시되어온 공간이기도 하다.

다양한 동식물과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지닌 습지는 최근에 와서 생태 관광지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훌륭한 경관을 지닌 여러 습지 지역이 람사르 습지,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들을 방문하며 관광과 여가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해 상당한 관광 수입 또한 창출되고 있다.

동백동산
습지는 환경교육을 위한 장소로서의 가치도 높아 많은 청소년들에게 생태계에 대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습지 탐사 또는 조류 관찰과 같은 생태 관광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람사르 협약은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채택되고 1975년 12월에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28일 101번째로 람사르 협약에 가입했다.

람사르 협회에서는 생태·사회·경제·문화적으로 가치가 큰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 습지’를 선정하고 협회와 국가 차원에서 다음 세대까지 보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람사르 습지의 선정 기준은 생물지리학적인 지역 특성을 나타내고 희귀하거나 특이한 형태를 가진 습지이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습지, 혹은 20,000마리 이상의 물새가 정기적으로 서식하는 습지 등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2개의 람사르 습지가 있다. 제주시에는 동백동산 습지, 숨은물뱅듸, 물장오리오름 습지 등 3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다.

약 1만 년 전 형성된 용암대지 위에 뿌리내린 숲인 곶자왈 ‘제주 동백동산’은 비가 오면 수십 수백 개의 습지가 형성되는 특별한 지형이다. 이곳은 2011년 람사르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로도 지정돼 있다.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함께 자생하는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제주고사리삼의 서식지이자 남한 최대의 상록활엽수림 지대이기도 하다.

동백동산이 소재한 조천읍 선흘1리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람사르 마을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람사르 습지도시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꾀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환경 전문가, 행정을 아우르는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 지역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람사르를 활용한 브랜드 개발 등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한라산 삼형제샛오름과 노르오름, 살핀오름 사이 애월읍 광령리와 봉성리 지역 해발 980m에 위치한 ‘숨은물뱅듸’는 2015년 5월 환경부에서 람사르 습지로 지정했다. 투수성 높은 한라산의 완경사지에 드물게 형성된 고산습지로, 자자땅귀개, 벌매 등 멸종위기생물 5종을 포함해 493종의 생물이 서식하여 보전가치가 높은 습지다. 지역주민들이 보전 주체로 활동하며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되기 위해 주민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시 봉개동과 아라동의 경계에 있는 해발 937m의 ‘물장오리오름’은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 습지다. 호수가 습지로 변하는 과정, 습지가 육지화되는 과정인 ‘습지의 일생’을 시·공간을 초월해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물장오리오름의 매력이다. 2008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개서어나무, 산딸나무, 고로쇠나무 등 제주도 낙엽활엽수의 대표적 서식지이며 팔색조, 삼광조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예로부터 수량이 풍부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물장오리오름 습지는 지역 주민들의 중요한 식수 공급처이며, 가뭄 때는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이기도 했다. 특히 한라산 백록담, 오백나한(영실)과 함께 신성시해 온 3대 성산의 하나에 해당한다. 제주도의 탄생 설화에 나오는 설문대할망이 빠져 죽었다고 하여 ‘창(밑) 터진 물’이라고 불렸다.

습지는 수질 정화, 지하수 함양, 자연재해 완화, 기후변화 대응, 휴양 기능 등 다양한 이로움을 준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러한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 각종 개발행위의 대상으로만 삼아왔다.

이에 대해 “앞으로 자연 환경을 훼손하는 과거의 관광지 개발에서 벗어나 환경 보전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 또한 윤택해질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제주는 곧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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