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훈련 중 국가안보실 폭탄주…“文정부 현실”
상태바
을지훈련 중 국가안보실 폭탄주…“文정부 현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7.08.26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효상 대변인, ‘청와대 안보책임자 부재 상황’비난

 
을지훈련 도중 국가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참모진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술판을 벌인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이 강력 비판에 나섰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24일 저녁 청와대 내 대통령을 보좌할 안보책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며 “국가안보실장과 안보 1차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 중인 가운데,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간의 만찬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운 것이다. 심지어 폭탄주까지 돌렸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강 대변인은 “그러나 이에 대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 답변에서 ‘민간 을지연습은 종료했다’며, 훈련도 끝났는데 술 조금 마신게 무슨 큰 문제냐는 식의 적반하장(賊反荷杖)격 항변을 했다”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안보정책을 보좌한다는 참모의 어이없는 안보인식에 말문이 막힌다”고 원색적인 바난을 가했다.

강 대변인은 “지난 24일에는 민·관 차원의 을지연습만 끝났을 뿐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술판이 벌어진 당시에도 군은 ‘데프콘1’ 상태에서 을지훈련을 전개 중이었고, 앞으로 1주일간 더 진행된다. ‘데프콘1’은 전쟁이 임박한 상태로서 전시 상황으로 간주하여 동원령이 선포되는 단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UFG(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을 향한 북한의 협박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 안보실 2차장이 술판을 벌인 당일에도 북한은 ‘을지연습은 북침을 위한 핵전쟁 전주곡’이라며 비난했다”며 “훈련을 빌미로 언제든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설지도 모르는 상황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정 안보실장의 발언처럼 민·관훈련이 끝나서 술판을 벌여도 된다는 논리대로라면, 청와대 안보실은 군과 관련이 없다는 얘기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군의 전시지휘소를 찾아 ‘을지프리덤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작전주도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강조했지만, 여당과 청와대의 술판으로 이 정부의 안보의식이 얼마나 허울뿐인가를 증명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 대변인은 “이것이 안보무능정부의 민낯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나라 지킬 능력은 고사하고 의지는 있는 것인가”라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과 함께 개탄하면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번 ‘청와대 안보책임자 부재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위시한 고위참모진들은 전날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폭탄주를 돌리며 만찬 회동을 가졌다.

당시 을지훈련이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적절한 행태를 보인 것이다. 특히 국가안보실장과 1차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있던 시점에, 2차장이 굳이 만찬에 참석해 폭탄주를 돌리며 술을 마셨다는 것은 안보 공백 상황을 야기한 것이다. 안보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날 오전 충남 천안의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속개된 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도 정우택 원내대표는 “안보실 2차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12명이 민주당 지도부 12명과 (을지훈련 도중) 술판을 벌이고 있는 게 이 정부의 현실"이라며 "가장 불안한 게 안보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원래 연찬회가 있으면 같이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불러야 하는데, 을지훈련 기간 중이라 우리는 자숙했다”며 “청와대에서 술판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을지훈련 기간 중에는 술집이나 유흥가에 안 가는 게 관례인데, 청와대에서 그렇게까지 했다는 걸 보니 이 정부가 곧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의용 실장은 “(데프콘 1 상태에서 군은 계속해서 훈련 중이지만 민관의 을지훈련은) 상황이 끝났다”며 “뭐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