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민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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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민대가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10.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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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600.5m 비고:76m 둘레:1,710m 면적:184,192㎡ 형태:원추형

 

민대가리

별칭: 민대가리 동산. 촛대봉

위치: 애월읍 광령리 산 138-1번지

표고: 1,600.5m 비고:76m 둘레:1,710m 면적:184,192㎡ 형태:원추형 난이도:☆☆☆☆

 

 

 

잡풀들이 몸체를 덮었지만 뿌리 깊은 나무를 받아들이지 못 한 화산체...

 

생긴 외형이나 현장의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오름이라기보다는 길게 이어지는 능선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다 할 나무는 자라지 않고 잡풀들이 대부분인 민둥산 형태를 취하고 있어 붙여진 명칭이 민대가리이다.

나무가 없고 풀밭으로 덮여 있어 민대가리로 표현을 했고 덧붙여서 동산을 더하여 민대가리 동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아직까지도 식생의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화산체의 내면이 스코리어(화산 송이)나 화산재 등으로 이뤄진 환경이라 일반적인 식물이 자라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다른 맥락으로는 높이 솟은 봉우리 모습이 촛대를 닮아서 촛대봉이라고 하지만 외형상 어울리지가 않는다. 화산체의 구분이 원추형으로 된 만큼 솟아오른 모습은 나타나지만 경사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등성은 완만하게 보여서 여유와 평화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 

참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민대가리 이상 다른 명칭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오름이라는 표현보다는 민대가리 동산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일부 지역은 조릿대가 자생하고 있으며 봄에 찾으면 분홍빛 철쭉을 만날 수 있으나 아직까지도 출입 금지구역이다.

행여 출입이 허용된다면 고지대인 점을 감안해서 오월 정도가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바램일 뿐이다. 어리목을 출발하여 윗세오름으로 갈 때 만날 수 있으며 오름의 입지나 웅장함 등은 맞은편에 바라볼 때 잘 나타난다.

민대가리 동(北東)쪽의 큰 계곡은 어리목 계곡을 지나 무수천으로 길게 이어지며, 능선을 따라 반대쪽에도 수림이 울창한 계곡이 있어 형세나 지세를 논한다면 기가 흐르는 동산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민대가리를 기준으로 남서쪽으로는 만세(만수)동산이 있으며 서북쪽에는 사제비 동산이 있다. 어쨌거나 지금으로서는 국립공원 내 통제 지역이라서 공식적인 탐방이 안 되는 때문에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

 

 

 

 


-민대가리 탐방기-

진입로가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어리목을 출발하는 윗세오름 대피소 산행 시 만나게 된다. 만세동산을 지나면서 좌측으로 보이며 전망대로 가면 좀 더 가까이 볼 수가 있다. 민대가리 하단부를 이어서 내려다보면 족은드레(두레왓)가 보이며 기암 절경도 관찰할 수 있다.

오르미들이나 산꾼들로서는 일대의 두레왓이나 장구목 등을 연계하는 여정을 꿈꾸게 되지만 만만치 않은 곳들이고 이들 역시 쉽게 자신을 내주려 하지는 않는다. 또한 어디까지나 출입이 허용되었을 때를 가정하는 하나의 로망이라고나 할까. 눈짐작만으로는 가깝지만 만세동산 방향에서 건너는 것은 거의 불가하다.

민대가리 위쪽(右)은 장구목(오름)이 있으며 역시 출입 제한 구역이다. 건너편 방향은 관음사 방향으로 이어지는 한라산 정상 탐방로이다. 민대가리의 옆으로는 Y계곡을 사이에 두고 만세동산이 있다. 만세동산은 망동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과거 이 일대에서 마소들을 방목했음에 연유하여 붙은 것이다.

즉, 주변에 비하여 높이가 있어 상산 방목이 이뤄지던 시기에 마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좋았기 때문에 망동산이라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의 오름들은 출입의 제한이 따르는데 자연 보호나 보존과 관리 차원에 의한 결과이지만 정해진 탐방로를 통한 산행 중에서 만나는 오름들은 하나의 덤이 된다.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 않고 지나는 동안 잠시 쉬면서 바라보기만 해도 되며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관심을 가진다면 흥미로울 수도 있다. 이러한 여건을 참고하는 산행 중에서 비교적 오름을 많이 만나게 되는 곳은 어리목코스를 통하여 윗세오름으로 가는 경우이다. 어리목 코스 자체가 정상 등반은 아니고 윗세오름 주변이 종착지가 되겠지만 오름 탐방이라기보다는 산행에 더 가깝다.

이 코스에서 만나게 되는 사제비 동산이나 만세동산은 경유지의 표기로 사용이 될 만큼 많이 알려졌다. 표기는 동산이라고는 하지만 두 곳이 다 명확한 오름이다. 지나는 동안 잠깐이면 오를 수도 있지만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다는 이유 때문에 아쉽게도 그냥 지나치게 되는 곳들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민대가리 동산의 경우 만세동산을 통하여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때문에 탐방만큼의 효과는 없을지라도 바라보는 기회를 얻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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