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종가시나무와 콩짜개덩굴
산책로 주변으로 눈이 스르르 녹기 시작하며 눈 속에 갇혔던 낙엽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따사로운 볕이 종가시나무 밑동을 향해 쏟아지는군요.
순간 굵은 나무줄기에 붙어 자라는 식물이 주인공이 됩니다.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다년초인 콩짜개덩굴입니다.
잎의 모양이 두 쪽으로 갈라진 콩의 한 쪽(콩짜개)과 비슷하다고 하여 콩짜개덩굴이라 불리지요.
줄기 뒤편으로 더 많이 퍼져 자라더군요.
콩짜개덩굴은 양치식물입니다.
길게 뻗어 자라는 근경에 잎이 성기게 달리는데 잎은 둥근 모양과 주걱모양 두 가지 형태를 나타냅니다.
단단하고 두꺼운 녹색 잎들 중 둥근 모양 잎은 영양엽입니다.
반면 넓은 선형으로 기부가 점차 좁아지며 주걱모양을 이루는 잎은 포자낭을 매달고 있는 포자엽이지요.
포자엽 중륵의 양쪽에 포자낭군이 선형으로 붙는데 익으면 잎 뒷면 전체를 황갈색으로 덮어버립니다.
겨울에 유난히 돋보이는 착생식물 중 하나이지요.
종가시나무 또한 상록성식물입니다.
녹색으로 반들거리는 잎이나 감상해 볼까하여 고개를 들어보니 갈색으로 익은 열매들이 드문드문 매달려있습니다.
종가시나무라는 이름은 열매와 열매깍정이가 종모양이고 잎가장자리의 톱니가 가시처럼 날카로운 것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꽃은 4-5월에 피고, 열매는 이듬해 10월에 익습니다.
그늘진 곳에서 번쩍 플래시를 터뜨리니 짙은 갈색으로 익은 열매가 회백색 빛을 내는 잎 뒷면과 대비되어 도드라져 보입니다.
잘 익은 열매를 묵으로 쑤어먹으면 맛이 있을까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